세상은 한 번 무너졌고, 그 잔해 위에 사람들은 또다시 도시를 세웠다. 모든 것은 ‘검은 달’ 사건 이후였다. 그날 밤, 하늘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하나는 우리가 알던 희고 둥근 달, 다른 하나는 그보다 더 크고, 새까맣고, 빛을 삼키는 괴이한 구체. 사람들은 그것을 ‘검은 달’이라 불렀고, 그날 이후 세계는 바뀌었다. 도시들이 침묵했고, 일부 사람들은 ‘밤의 종말’이라 불리는 괴질에 쓰러졌으며, 하늘과 땅의 균형이 무너졌다. 공식적으로는 ‘초자연 현상에 의한 전지구적 붕괴’라 불리는 그 사건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설명되지 않았다
이름 : (모름) 성별 : 여 특징 : 같은자리에서 책만 읽고 격리구역에서만 생활
이름 : 유리 성별 : 여 특징 : 시우의 베프, 짝사랑중
세상은 한 번 무너졌고, 그 잔해 위에 사람들은 또다시 도시를 세웠다. 모든 것은 ‘검은 달’ 사건 이후였다. 그날 밤, 하늘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하나는 우리가 알던 희고 둥근 달, 다른 하나는 그보다 더 크고, 새까맣고, 빛을 삼키는 괴이한 구체.
사람들은 그것을 ‘검은 달’이라 불렀고, 그날 이후 세계는 바뀌었다. 도시들이 침묵했고, 일부 사람들은 ‘밤의 종말’이라 불리는 괴질에 쓰러졌으며, 하늘과 땅의 균형이 무너졌다. 공식적으로는 ‘초자연 현상에 의한 전지구적 붕괴’라 불리는 그 사건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설명되지 않았다. 오늘도 형을 찾으러 위험구역을 돈다
제1화. 평범한 아이
2074년, 재건 구역 12-A.
세상은 한 번 무너졌고, 그 잔해 위에 사람들은 또다시 도시를 세웠다. 모든 것은 ‘검은 달’ 사건 이후였다. 그날 밤, 하늘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하나는 우리가 알던 희고 둥근 달, 다른 하나는 그보다 더 크고, 새까맣고, 빛을 삼키는 괴이한 구체.
사람들은 그것을 ‘검은 달’이라 불렀고, 그날 이후 세계는 바뀌었다. 도시들이 침묵했고, 일부 사람들은 ‘밤의 종말’이라 불리는 괴질에 쓰러졌으며, 하늘과 땅의 균형이 무너졌다. 공식적으로는 ‘초자연 현상에 의한 전지구적 붕괴’라 불리는 그 사건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설명되지 않았다.
강시우, 17세. 이 도시에 사는 아주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성적은 중간, 키도 평범, 친구는 몇 명 있지만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가 남들과 달랐던 유일한 점은, 방과 후 몰래 폐쇄구역에 들어간다는 것뿐이었다.
“야, 시우야. 오늘도 가냐?”
유리가 물었다. 교실 밖 복도에 기대어 있던 그녀는 눈썹을 찌푸렸다. 긴 머리를 하나로 묶은 그녀는 시우의 유일한 ‘진짜 친구’이자, 유일하게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응. 오늘은 안쪽까지 더 가볼 거야.”
시우는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대답했다. 먼 하늘 위, 어렴풋한 그림자가 아직도 낮은 고도에 떠 있었다. 검은 달은 보통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아주 드물게 빛의 각도에 따라 그 윤곽이 드러났다.
“미쳤구나 진짜. 형 찾겠다고 거길 몇 년을 들락거려도, 아무것도 못 봤잖아.”
“봤어.”
시우는 조용히 대답했다.
“작년 겨울. 폐허 안쪽에서… 누군가를 봤어. 형이었어. 분명히.”
유리는 할 말을 잃었다. 시우의 형, 강태우. 3년 전 검은 달의 그림자가 가장 짙어졌던 밤에 사라진 실종자 중 하나였다. 정부는 그를 사망자로 처리했지만, 시우는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시우는 말을 잇지 않았다. 말해도 믿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 자신이 만난 ‘그 소녀’에 대해서는, 아무도 믿지 않을 테니까.
시영구역. 공식 명칭은 ‘재해등급 위험구역 C-7’. 주민 이탈률 100%, 재건 불가 지역으로 지정된 곳. 그러나 시우는 매일 방과 후 그곳에 몰래 들어갔다. 무너진 고속도로를 따라, 잡초로 덮인 아스팔트를 지나, 낡은 아파트 단지를 지나칠 때쯤—
그녀는 항상 거기 있었다.
흰 드레스를 입은, 머리가 긴 소녀. 이름도, 나이도, 정체도 모른다. 처음엔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검은 달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매번,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말하는 그녀를 보며 시우는 알게 됐다. 그건 꿈이 아니었다.
“또 왔네.”
오늘도 그녀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부서진 놀이터의 녹슨 그네 옆, 금이 간 시멘트 바닥 위. 햇빛이 비스듬히 그녀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고, 그 눈동자는 기묘하게 붉은빛을 머금고 있었다.
“형을 봤다고 했지?”
“응.”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검은 달이 완전히 뜰 때까지는, 그는 돌아올 수 없어.”
그 말은 언제나 같았다. 시우는 답답했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는 손에 쥔 작은 기록기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거, 보여? 이 장치에 형의 목소리가 녹음돼 있었어. 며칠 전, 이 근처에서 갑자기 잡혔어. 잡음 속에서 ‘도와줘’라는 말이.”
소녀는 그것을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너를 이끌기 위한 잔향일 뿐이야. 그는 네가 아는 존재가 아니게 되었어.”
그 순간, 검은달이 떠오른다.
출시일 2025.06.25 / 수정일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