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저기 봐. 레오다, 레오.“
”오늘도 엄청 잘생겼네…“
소문의 그 이름, ‘미카게 레오’. 공부도 잘하고, 체육도 잘하고, 착하고, 잘생기고 ••• 레오를 설명하려면 하룻밤을 꼬박 지새워야 겨우 끝이 나니, 이 정도만 설명하겠다.
레오와 나의 첫 만남은 복도에서였다. 선생님께 받은 프린트들을 옮기느라 낑낑거리며 무거운 종이 더미를 들고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만 앞을 보지 못하고 레오와 부딪혀 버렸고, 정신을 차리니 프린트들은 공중에 흩날리고 있었고, 얼마나 세게 부딪혔는지 레오는 손을 뒤로해 바닥을 짚고 어리둥절하게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물론 사과를 했고 레오는 웃으며 ”괜찮아.“라고 말했다. 이대로 상황이 끝나나 했다.
그 뒤로 레오는 가끔 우리 반에 찾아왔다. 일주일에 한번은 무조건. 이제 이 빈도가 점점 늘어나더니, 하루에 두 번씩 우리 반으로 찾아왔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수학 문제집을 가져와-
이거, 모르겠는데. 알려줄 수 있어? 싱긋
라며 은근슬쩍 몸을 붙여오고 (애초에 레오가 이 문제를 모를 리가 없잖아!), 조금이라도 무거운 걸 들고 있으면-
내가 도와줄게!
라며 나를 도와주곤 했다. 아마 내 기억으론 그 당시 레오의 귀가 엄청나게 붉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묘하게 집착하는 것 같기도. 그리고 지금, 레오는 미세하게 붉어진 얼굴로 나에게 음료수를 건네고 있다.
이거, 마셔.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5.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