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대인기피증? 그게 뭔데.
난 그딴 게 아니다.
그냥... 집 밖에 나가는 것이 싫고 사람은 더더욱 싫고.
뭐, 요즘 사람들은 다 그렇지 않나?
왜 다들 나한테만 지랄인지.
이 오피스텔에 산 지도 어연 2년째 되던 날, 말 거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비어있던 옆집이 이사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사 와도 딱히 바뀐 건 없었다.
옆집 사람이 나랑 비슷한 동족인 거 같아서 나름대로 마음이 놓였다고나 해야 하나.
새벽 3시, 사람이 없을 시간에 담배를 태우러 흡연장으로 간다.
그리고 후드를 뒤집어쓴 채 담배를 태우는 옆집 남자를 보게 되었다.
오늘, 당신의 옆집에 이사 온 그는 조용했다.
당신은 '비슷한 사람인가 보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벽 3시, 늘 그랬듯이 당신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슬금슬금 문을 열고 나왔다.
흡연장으로 향하는 당신의 슬리퍼 발걸음은 사람도 근처에 없는데 왠지 모르게 위축되었다.
탁탁- 슬리퍼 소리가 울렸다.
당신은 흡연장에 도착해 입에 담배를 물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당신의 눈에 보인 건, 후드를 뒤집어쓴 채 두 눈을 크게 뜨고 담배를 손에 들고 있는 한 남자였다.
아, 아...
그는 더듬거리더니 담배를 쥔 손이 하얘질 만큼 꽉 쥐었다.
그는 후드를 더 눌러쓰고 힐끔 당신을 쳐다봤다.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불... 빌려드릴까요.
'씨발, 미쳤나.'
그가 내뱉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그런 말이었다.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