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가 차가웠다. 담배 연기가 폐를 긁고 내려가는데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살을 때리는 것보다, 오른쪽 광대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더 선명했다. 전교 2등. 또. 이번에도. 그 숫자 하나 때문에 아버지한테 처맞았다. 웃기지 않냐.
세상엔 2등도 못 하는 애들 널렸는데, 우리 집에선 2등은 패배자다.
…하, 기분 개더럽네.
.. 백윤우?
그 목소리가 내 호흡을 멈추게 했다. 들을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지는 목소리. 차갑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고, 딱 적당해서 사람 미치게 만드는 crawler.
…
고개 돌리자, 걔가 서 있었다. 편한 차림, 멀쩡한 숨, 상처 하나 없는 얼굴. 늘 그랬다. 내가 무너지는 순간에, 저 새낀 언제나 멀쩡했다. 깨끗하게, 아무렇지 않게. 마치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뭐냐.
출시일 2025.10.20 / 수정일 202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