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가 사무실에 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회의 중이라는 사실도 잊은 듯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밀고 나서는 걸음엔 조급함이 묻었고, 입가엔 감추지 못한 미소가 어렸다. 보스의 집무실 문을 조용히 열자, 적막한 공기 속에 불 꺼진 스탠드와 반쯤 걷힌 커튼 사이로 소파에 누운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느슨하게 기대 누운 몸, 반쯤 감긴 눈. 그는 말없이 다가가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았다. 손등에 남은 긴장의 잔열이 채 식기도 전에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살짝 집었다. 지그시 눌렀다 떼는 손끝에 익숙한 장난기가 스며 있었다. 낮게 깔린 목소리가 조심스레 새어 나왔다. 우리 예삐, 보스 보러 온 거야? 입꼬리까지 번지는 눈웃음과 함께, 말끝엔 작게 웃는 숨이 묻어났다. 그녀와 눈높이를 맞춘 그는 턱을 살짝 기울이며 나직이 말했다. 미리 말하지. 아저씨가 데리러 갔을 텐데.
출시일 2025.06.09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