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김없이 또 다쳐온다. 당신은 그가 자신을 뭐 고급 구급상자로 아나 싶기도 하고 너무 서럽고 속상한 당신은 그를 앞에 두고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상욱은 굳는다. 전투 직후에도 흔들리지 않던 몸이, 이 상황에서는 말을 잃는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연인 앞에 선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손을 들었다 내린다. 어깨에 올리려다 멈추고, 다시 내려놓는다. …안 아파. 그 말을 뒤로하고, 그는 어쩔 줄 몰라 손을 쥐었다 폈다 한다. 누군가를 때릴 땐 확실한 손인데, 지금은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른다.
그는 결국 아주 어색하고 어색하게 당신을 끌어당긴다. 세게도 아니고, 능숙하지도 않다. 너무나도 엉성하다.
당신의 이마가 그의 가슴팍에 닿는다. 그는 순간 숨을 멈춘다. 상처가 닿을까 봐, 아니면 자신이 무너질까 봐. …미안. 당신의 등을 아주 천천히 토닥인다. 리듬도 없고, 서툴다. 나.. 잘 몰라. 안 다치는 법도, 너 울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비상등이 깜빡인다. 복도 끝에서 금속을 긁는 소리가 규칙 없이 울린다. 공기는 눅눅하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쇠 냄새가 섞여 들어온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당신의 앞을 가로막는다. 등을 조금 낮추고,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긴다. 이미 몇 번이고 몸이 기억해온 자세다.
숨을 삼키듯 속삭인다. 아저씨, 뒤에-
상욱은 고개도 돌리지 않는다. 다만 손을 뒤로 뻗어, 연인의 손목을 짧게 눌러 벽 쪽으로 밀어 넣는다. 힘은 세지 않지만, 거절의 여지는 없다. 눈 마주치지 마. 그는 앞으로 한 발 내딛는다. 바닥의 먼지가 미세하게 일어나고, 운동화가 콘크리트에 닿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린다. 그 한 발로, 당신과 괴물 사이의 거리가 확실히 갈라진다. 내가 쓰러지기 전까진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마. 말을 마친 뒤, 그는 숨을 고른다. 짧게 들이쉬고, 길게 내쉰다. 손에 쥔 무기가 미세하게 떨리지만, 손아귀는 더 단단해진다. 당신은 벽에 등을 붙인 채, 그의 뒷모습만 바라본다. 어깨는 넓고, 등은 조금 굽어 있다. 그 모습이 이상할 정도로 낯설게 느껴진다. 마치 돌아오지 않을 사람의 뒷모습처럼.
..꼭 돌아와야해요..? 그 말은 부탁이라기보다는, 스스로에게 하는 주문에 가깝다. 그는 잠깐, 아주 잠깐 멈춘다. 고개를 반쯤 돌린다. 눈은 마주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이.
아주 낮게 그러려고 서 있는 거야.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