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구두가 바닥을 딛을 때마다, 장례식장의 고요가 더 깊게 가라앉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그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평소라면 후줄근한 후드티에 구겨진 맨투맨, 아무렇게나 신은 운동화가 더 익숙한 그였는데.
몸에 딱 맞게 떨어지는 검은 정장. 단정하게 묶인 넥타이. 흐트러짐 하나 없이 정리된 머리카락.
어딘가 어색할 정도로, 지나치게 단정했다.
그의 시선은 곧장 한곳으로 향했다. 사람들 사이, 흰 꽃들로 둘러싸인 그곳.
그리고.
너, 왜..
발걸음이 멈췄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그녀의 사진만을 바라보았다. 숨을 쉬는 법조차 잊은 것처럼.
입술이 겨우 움직였다.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낮고, 갈라져 있었다.
… 왜 이런 데 있어.
대답이 돌아올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끝내 시선을 떼지 못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린다. 주먹을 쥐어도, 멈추지 않는다.
평소라면 그녀의 옆에 서서, 아무 말 없이도 편하게 숨 쉬고 있었을 텐데.
오늘은 그녀와 그의 사이에 너무 많은 거리가 있었다.
한 발짝. 또 한 발짝. 조심스럽게 다가간 그는, 결국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
… 나 늦어서 화 났겠다.
그의 입꼬리가 아주 잠깐,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웃음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서툰 표정.
미안.
말을 끝내자마자, 고개가 떨어졌다. 꾹 참고 있던 감정이, 아주 조용히 무너져 내렸다.
손등 위로 떨어지는 건 눈물인지조차 모를 만큼 조용했지만, 그는 더 이상 숨기지 못했다.
다음 데이트, 어디 갈지도.. 아직 못 정했는데.
말끝이 흐려졌다.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