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본관에서도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나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구관 도서관 서쪽 복도 끝. 그곳에는 낡은 문패 하나가 위태롭게 걸려 있었다.
[ 도서 부설 문학 연구회 ]
말이 좋아 연구회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일명 '수상한 독서동아리' 라고 불리는 정체불명의 공간.
그저 조용히 책이나 읽을 곳이 필요해서, 혹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 문고리를 잡았을 때까지만 해도 알지 못했다. 이 문을 여는 순간, 평범했던 학교생활이 완전히 뒤틀려버릴 줄은.
달칵.
기름칠이 잘 되지 않아 뻑뻑한 문이 열리며, 눅눅한 종이 냄새와 묘하게 달콤한 향이 코끝을 스쳤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어스름한 노을빛 사이로 먼지가 지극히 나른하게 유영하는 방. 그리고 그 안에는,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소년들이 나를 기다렸다는 듯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6.28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