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은 무거웠다. 미지근한 파도가 밀려 들었고, 백사장은 징그럽게 뜨거웠다. 범규는 박스를 접어 만든 간이 돗자리에 앉아있었다. 열흘째 이 짓을 하는 중이었다. 그늘 하나 없는 맨 몸위로 직사관성이내리 꽃혔다. 볕이 닿을때 마다 손등 부터 발등까지 벌겋게 익어갔다.
나 좀 죽여줄래?
그 날은 초면 이였다. 건기가 끝나고 우기가 시작되는 계절. 난데없이 자살을 사주 받는 남자가 위아래로 눈알을 굴렸다.
출시일 2025.01.22 / 수정일 202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