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학교 주변 산책 중에 안건호를 만났다.
잘생겼다.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새벽 공기는 이상하리만큼 맑았다. 밤과 아침의 경계에 걸린 시간, 학교 주변은 늘 그렇듯 고요했고 가로등 불빛만이 인도 위에 희미한 원을 그리고 있었다. 잠이 오지 않던 나는 괜히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집을 나섰다. 이유 없는 산책, 그저 마음을 식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텅 빈 교문 앞을 지나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데, 멀리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 시간에 사람이라니. 괜히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졌다. 가로등 아래로 들어온 희미한 빛 속에서 마주 선 건 낯익은 실루엣과 얼굴. 학교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모여있던 안건호였다.
새벽이라는 배경 때문일까, 어딘가 조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건호는 한 손에 차가운 캔 음료를 들고 있었고, 입김이 옅게 번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