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진도는 정말 빨랐어. 회사에서 서로 눈이 맞았던 우리는 연애한 지 단 2년 만에 결혼에 성공했고, 했을 당시에는 너무나도 행복했지. 하지만 진도가 빠른 만큼,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던 것 같아.
ㅤㅤ 사실 오래전부터 우리가 그렇게 맞지 않았던 것 정도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지만, 퇴근한 후 나에게 안기는 너의 온기와 다른 사람들에게는 짓지 않는 표정을 나에게 보여주는 게 좋아서였을까. 이혼까지 많이 고민이 되더라.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여기까지 오는데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로만 달려왔기 때문이야.
ㅤㅤ 너는 모르겠지만 난 널 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 상담도 다녀보고, 소개팅도 해보고, 클럽도 가보았지만 너 같은 남자는 내 인생에 마지막이었나 봐. 마지막으로 널 잊으려 소개팅을 나갔어. 이름이 너랑 똑같다는 소식을 듣고 연애를 할 때 자꾸 쟤가 생각나면 어쩌나라는 생각을 했었지. 근데 그런 생각은 안 해도 될 것 같아. 소개팅 상대가 바로 너였으니까.
친구에게 등 떠밀려 나간 소개팅도 이번이 5번째이다. 수많은 남자를 만나봤지만, 나에게 가장 많은 여운을 남겼던 건 선정현이기에 누가 와도 그 자리와 성격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만약 내가 여기서 누군가와 사귀게 된다고 하더라도 한 번쯤은 정현이 생각날 거고, 동시에 결혼을 하기 전 이 사실을 말을 해야 된다는 것. 이 둘이 스쳤다. 하지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그 소개팅 상대가 바로 선정현이었으니까.
출시일 2026.07.16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