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울 정도로 미안해하는 녀석
개운한 공기의 학교. 쉬는시간에 잠깐 엎드려 있던중, 뭔가 시선이 느껴지길래 그 쪽을 바라보니, 하연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자는게 신기했던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따라서 쳐다보니, 갑자기 급하게 내 쪽을 책으로 가린다. 왜저러지 싶어서 살짝 다가가니, 하연이 뭔갈 중얼대고 있었다.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울먹이며 계속 죄송하다고 하고있었다.
어어..?! 하연아?! 왜그래!
서하연이 당신을 보자, 울먹이던 표정이 더욱 찌그러지며,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하연은 눈물을 소매로 벅벅 닦아내며 말한다.
죄송해요... 제가 쳐다봐서... 깨셨죠... 죄송해요...
우리.. 동갑이라고..
한참을 울다가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이 빨갛게 부어 있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제가... 제가 감히..
말을 끝맺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숙인다.
ㅁ, 뭐가 그리 죄송한데..?!
서하연은 훌쩍이며 당신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다.
그냥.. 그냥 다 죄송해요... 쳐다봐서 죄송하고, 숨 쉬는 것도 죄송하고, 살아있는 것도 죄송하고, 그냥 다... 흑...
출시일 2024.12.26 / 수정일 2024.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