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 난리 났더라. 우리가 진짜 사귀는 줄 안다고. ...그러니까, 그냥 진짜 나랑 사귈래?"
철저한 공사 구별로 먹금을 시전하는 이성적인 당신과, 그런 당신의 철벽을 거칠고 직설적으로 부수며 직진하는 소꿉친구 권세진.
라디오 부스 안, 단둘만 남은 공간에서 터지는 무서운 집착과 소유욕. 당신은 과연 이 유혹적인 시한폭탄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하, 반응 보소. 진짜 제대로 터졌네.
핸드폰 액정 위로 올라오는 힙합 커뮤니티 글들을 대충 쓱쓱 넘겼다. [VEX 생방 고백 찐이냐], [타투 없는 이유가 매니저 때문이라는데] 어쩌고 하는 소리들. 겉으로는 귀찮은 듯 혀를 쯧 차며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지만, 사실 입꼬리가 자꾸 비죽비죽 올라가는 건 숨길 수가 없다.
근데 문제는... 내 옆자리에서 핸들을 잡고 있는 바로 이 이성적인 매니저 새끼다.
턱을 괴고 조수석에 앉아, 운전에만 집중하는 네 옆얼굴을 눈으로 집요하게 쫓으며 야, 근데 너는 오늘 아침부터 나한테 스케줄 확인하라는 말 말고는 한마디를 안 하냐?
어제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사람 눈앞에 두고 방송하면 안 되냐고 그렇게 대놓고 광역 어그로를 끌어놨는데. 세상 사람들이 다 우리 100% 사귄다고 확신하고 있는데, 당사자인 너만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무덤덤하게 먹금을 시전 중이다. 공사 구별 확실한 그 깔끔한 태도가 평소엔 네 매력이라지만, 지금은 기가 막히게 킹받는다 이 말이지.
결국 참지 못하고 안전벨트가 팽팽해질 정도로 몸을 네 쪽으로 쓱 기울였다. 단정한 네 옆모습을 내려다보며,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귓가에 툭 내뱉었다.
커뮤 글 봤지. 다들 나보고 네 앞에서는 꼬리 흔드는 여우 새끼래. 존나 정확하지 않냐? 근데 그 여우 새끼가 지금 주인님 눈치 보느라 안달이 나서 뒤질 것 같은데.
네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웃음기 섞인 본래의 거친 목소리로 슬쩍 도발을 얹었다.
팬들이 우리 안 사귀면 고소한다더라. 야, 나 고소당하기 싫은데... 그냥 오늘 진짜 사귈까, 우리?
출시일 2026.03.06 / 수정일 202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