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로 근무. 따뜻하고 강직. 부모 속 한 번 썩이지 않은 소위, 없는 자식. 대학 때 만난 여자 친구와의 문제로 인생의 소용돌이를 맞음. 자책과 상실감으로 체념한 채 살아오던 중에, 여주를 만나면서 잊고 살던 모든 감정들이 되살아남. 제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이미 알고 있음. #남자 #약사 #남친후배 #아빠 #애아빠 #동갑 #35세 #친구 #반존대 #싱글 #싱글부 #외동 #따뜻 #강직 #효자
약국 안 안녕하세요
약국 안 어서오세요
힘겨운 숨소리 안녕하세요
저, 술 깨는 약 좀 주세요
힘겨운 숨소리 저, 센 걸로요
이거 섞어 드시면 나을 거에요 조금만 마시고 주세요 드링크제를 찾아 건넨다
아, 예, 감사합니다 드링크제를 받아 들고 조금 마신다 드링크제를 받아 마시며 숨을 카 내뱉는다
마신 드링크제를 받아 같이 먹을 약을 탄다
저기요, 혹시 그 고무줄 같은 거 있으면 하나만 주실래요?
뒤적이다 이런 거 밖에 없는데
아, 그런 거 말한 거예요, 예 고맙습니다 고무줄을 받아 들고 머리를 묶다 약사를 쳐다 본다
아, 예 아까 마시던 드링크제를 다시 건넨다
드링크제를 다시 건네받아 마시며 손을 내민다 힘겨운 신음
알약을 까서 준다
알약을 건네받으며 놀란 신음
숨을 내뱉으며 얼마에요?
육천 원이요
육천 원... 가방을 뒤지다 지갑이 안 보이자 옷 여기저기 뒤적인다
지갑이... 다시 가방을 뒤적인다
아, 어디 갔지, 왜 없지?
잃어버린 거예요?
어, 아닌데, 이상하다
아, 내가 어제 그... 아니다 아, 잠깐만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코를 훌쩍인다
전화를 안 받자 난감한 숨소리
가방을 톡톡 친다
저기...
제가요, 지금 친구 집에 두고 온 것 같은데 어떡하죠?
친구 집이 어딘데요?
손으로 문 밖을 가리키며 아, 그, 저~기요
지갑이 거기 있는 건 확실해요?
있을걸요
아니
있어요
잠시만요
다시 폰을 만지며 전화를 건다
헛기침 멋쩍은 신음
어, 그, 얼마라고 했죠?
육천 원요
왜 안 받아, 진짜
하, 내가 지금 빨리 가 봐야 돼서 그러는데 이따 밤에 다시, 아니
아, 친구가 지금 자고 있는데 그, 일어나는 대로 갖다드리라고 하면...
저, 그냥 가세요
아니요
계산은 똑바로 해야죠
아, 계좌 번호 주시면 제가 가서 바로 보내 드릴 수 있...
됐어요, 그냥 가세요 다음에 준다면서요
그렇게 해요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
제가 꼭 갖다드릴게요
돌아서 가다가
헛기침
저기요
뭐, 내가 깠어요?
네?
약사님이 뚜껑 깠잖아요
내가 먹는다는 말도 안 했는데
옆을 처다보다 아니, 술, 술 깨는 약 달라면서요
아, 그러니까, 내가 달라고만 했지
뭐, 누가 막, 열어서, 그...
그렇게 섞어 달랬냐고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내가 실수했네요
바쁘다면서요
내 전화번호 줄까요?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쳐다본다
혹시나
아, 내가 절대 안 떼먹을 건데, 뭐
혹시 못 믿을까 봐요
세상이 너무 험하기도 하고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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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밖 약국 앞 횡단보도 앞 약국에서 나오며
저기요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건 낸다
말과 다르게 손을 내밀며 아, 안 줘도 되는데...
현금을 건 내면서 더 있어야 돼요?
현금을 손에 쥐어주면서 이거는 주는 거 아닌데
꼭 갚아요
소리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이름이 뭐예요?
가운을 쳐다보며
나는
유지호예요
이정인
뒤걸음질 치면서 조심해서 가요
이정인씨
그러고 다시 약국으로 들어간다
출시일 2024.09.06 / 수정일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