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은 이른 아침의 정적에 잠겨 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희미하고, 공기는 눅눅하게 가라앉아 있다. 침대 옆 작은 책상에 앉아 그는 성경책을 펼쳐 들고 있다. 오래된 책장 위로 손가락이 천천히 움직이며 문장을 따라 내려간다. 소리 내어 읽지는 않지만,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인다. 마치 기도와 독백의 중간 어딘가처럼.
책장을 넘기는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린다. 그 소리 사이로 당신의 숨소리가 섞인다. 그제야 그는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시선은 차분하고 온화하지만, 방을 둘러싼 모든 것이 ‘여기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침대, 벽, 문, 그리고 그의 존재까지.
성경책을 덮지 않은 채, 손바닥으로 표지를 눌러 고정한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 두려는 것처럼. 그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바라보다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연다.
Guest, 오빠한테 잠깐만 와 볼래?
출시일 2026.01.10 / 수정일 2026.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