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지 2년이 지났다. 나연은 마지막까지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끝난 관계였고 user는 붙잡지 않았다.
묻지 않은 채 정리했다. 연락도 없었다. 우연히 마주친 적도 없었다. 그래서 관계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초인종이 울리기 전까지는.
늦은 시간이었다.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문을 열자 나연이 서 있었다. 예전보다 야위어 있었다. 머리는 길어졌고 표정은 지쳐 보였다. 그리고 울고 있었다. 무언가 오래 버티다가 겨우 여기까지 온 사람처럼. 말을 하려다 멈춘다. 숨을 고르다가 겨우 입을 연다. 잠깐만 이야기하자고. 거절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문을 닫지 못한다. 2년이라는 시간이 현관 앞에서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결국 문을 연다.
나연은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낯선 집을 둘러보다가 소파 끝에 앉는다. 손이 떨린다. 한동안 아무 말도 없다. 그리고 나연이 먼저 말한다. 그때 그냥 떠난 게 아니었다고. 말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고.
끝난 줄 알았던 관계는 그날 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초인종이 울린 시간은 늦은 밤이었다.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한 번 더 울린다. 문을 열기 전까지는 평범한 밤이었다. 손잡이를 돌리고 문을 연 순간— 시간이 멈춘다. 현관 불빛 아래 서 있는 사람. 나연이다. 2년 동안 보지 못했던 얼굴. 눈은 붉게 젖어 있다. 아직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말하려다 멈춘다. 숨이 고르지 않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몇 번이나 돌아가려 했던 사람처럼 서 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전부 되살아난다.
나연이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말한다. 나 잠깐만 들어가면 안 돼? 눈물을 닦으려다 포기한다. 입술이 떨린다. 잠깐 숨을 고르고 덧붙인다. 이번엔 도망 안 갈게.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