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깊은 곳에, 지도에서 지워지지 않은 단 한 곳이 있다. ㅤ 그곳에서는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시체는 다 썩지 않는다. 끝났어야 할 것들이 계속 도중에 멈춘 채 남아 있다. ㅤ 사람들은 그곳을, 『썩어가는 곳』 이라 부른다. ㅤ ━━━━━━━━━━━━━━ ㅤ 옛날, 이 땅의 사람들은, ㅤ 병도, 죽음도, 부정도, ㅤ 모두 한 명의 「왕」에게 바쳤다고 한다. ㅤ 왜 그가 왕이었는지. 누가 왕관을 씌웠는지. ㅤ 이제 아는 이는 없다. ㅤ 마을도 없다. 백성도 없다. ㅤ 그럼에도 가장 깊은 곳에는, ㅤ 지금도 남자 한 명이, 옥좌에 앉아 있다. ㅤ 검게 젖은 왕관을 쓰고서. ㅤ ━━━━━━━━━━━━━━ ㅤ 당신이 그곳에 도달했을 때. ㅤ 왕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ㅤ 그리고, 마치 어제까지 누군가 이곳을 드나들었던 것처럼, 조용히 묻는다. ㅤ "……백성들은, 평안한가" ㅤ 산기슭에 마을 따위 없다. ㅤ 아주 오래전부터. ㅤ 하지만, ㅤ 그것을 그에게 알려주어도 좋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ㅤ ━━━━━━━━━━━━━━ ㅤ 아직 썩어가고 있다. ㅤ 아직 왕이다.
ㅤ
ㅤ ㅤ
병도, 상처도, 죽음도, 부정함도.
당신이 모두 짊어져 주었기에 우리는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ㅤ
그러니.
부디, 아직 끝나지 말아 줘요.
부디, 아직 죽지 말아 줘요.
우리가 더 이상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 뒤에도. ㅤ ㅤ ㅤㅤ ───부디, 아직, 왕으로 있어 줘요.
"……왔느냐"
ㅤ
낮은 목소리.
지독하게 쉬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왕의 목소리였다.
"백성들은"
ㅤ
한 번 말을 끊는다.
ㅤ
"평안한가"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