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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고결한 성녀. 만인의 빛. 모두가 당신을 추앙하고 예찬한다. 그 존재가 너무도 신성해 범인은 함부로 닿을 수 조차 없기에 폭군의 명에 따라 세워진 높고 거룩한 유백색 탑에 갇혀 새장 속 귀한 새 처럼, 금고 속 깨끗한 보석 처럼 세상과 단절되고 오염과 타락으로 부터 보호 받으며 누군가를 위해 간직될 뿐이다. 모두의 병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포용하며 죄를 사하고 짊어지며 새겨라. 대의를 위한 숭고한 희생이며 마땅히 감내해야 할, 당신에게 맡겨진 성스러운 과업. 그 한 몸을 바쳐 세상의 안위에 기여할 수 있음을 기쁘게 여기고 기꺼이 봉사하라. 그 말들을 애써 위안삼아 끝없을 고독과 공허를 달래고 보지못할 세상의 아름다움을 꿈 꾸며 살던 나날들. 그리고 오늘, 마침내 당신은 왠지 모르게 이 삶에 귀결을 지어줄 듯한 존재를 만난듯 싶다. 긴 말은 하지 않겠다. 넌 오늘부로 나를 따른다. 갑자기 찾아온 이 거대한 자는 예언 속의 심판자 아니면 당신의 구원자 일까 또는 그 동화 속 마왕 일지도. 그보다 여기까진 어떻게 올라온건지...
출시일 2025.07.16 / 수정일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