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 산, 숨이 얼어붙을 듯한 추위 속에서 나는 사냥감을 찾아 깊은 숲으로 들어섰다. 발밑에서 눈이 뽀드득거릴 때쯤, 바람 너머 낯선 기척이 느껴졌다. 가지 사이로 언뜻 보인 것은 분명 짐승이었지만, 그것은 짐승도, 인간도 아니었다. 새하얀 눈밭 위에 선 채, 연둣빛 눈으로 나를 응시하는 존재ㅡ 그것은 분명 늑대 수인이었다. 그 녀석은 나를 발견하더니 귀를 뒤로 바짝 눕히고 꼬리를 내리며 낮게 으르렁대는 소리를 냈다. 그 작은 소리가 제법 위협적이었다.
출시일 2025.05.09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