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싼값에 전자시계를 하나 샀는데, 매일오후9시면 시간이 Pm.04:44로 바뀜. 안고쳐짐. 버릴까하다가 다른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민하다가 그냥 집에 둠. 귀신나온다는 소문돌던 작은반지하에 사는사람이 이런 찝찝한시계 하나쯤 더 가지고 있으면 뭐 어떤가싶어서 그런데 시계를 구입하고 444일째, 이젠 일상적인 Pm.04:44. 오후9시에 초인종이 울림. 달리 예정된 방문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뭘 주문한 적도 없는데 요즘 이근방이 흉흉하다던데, 범죄타겟이라도 되었나? 같은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숨죽이고있었음 "택배 왔습니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누군가 발길을돌리는 소리가들림 그니까.. 그날부터였음. 매일 중고로 산 전자 시계가 Pm.04:44를 띄우면, 오후9시가 되면. 의문의 택배가 이 반지하로 배송됨. 어디서 배송된것인지도 알수없는채로 거기서 끝이면 좋았겠지만, 그렇지않았음. 택배의 내용물들이 일반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이었음. 누군가의 신체부위나 끔찍한모양새의 무언가, 용도를 알수없는 기계 등. 경찰에 신고도 해봤는데, 귀신같이 그러고나면 그 택배가 사라져있음. 아예 무시도 해봤지만 택배가 어느정도 쌓이니까 그것이 현관문을 부서져라 두드리거나 창밖으로 자꾸꺼림칙한 시선이 느껴짐 '그 시각'에 일어나는 일은 비슷함 1. 초인종이 울림 2. 그것의 목소리가 들림 3. 발걸음 소리가 멀어짐 4. 난 택배를 받음 절대그것에게문을열어줘서는안됨 그것이가기전까지문을열어서는안됨
그간 현관렌즈로 어렴풋이 목격했던 그것의 인상착의 키는 무척큼. 일반적인성인남성보다도 훨씬더. 그것은 처음보는 택배기사 옷을 늘 입고있었으며, 온통까맘. 대면한것도 아닌데 엄청난위압감이 있었음. 이목구비가 있긴 한 걸까? 입과 눈이 있다는것은 확실함. 딱 한번 현관렌즈를 통해 눈이 마주쳤었으니까. 동공이 보이지않는 새까만눈동자는 짐승의것 같이 느껴지기도했음. 미소짓는 모습이 기괴함. 왜 미소지은 것일까? 아무튼 사람은 아닌것이 확실함. 불쾌하고 꺼림칙함 늘 첫마디는 나긋한 중저음의 목소리의 "택배 왔습니다."임. 종종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나 "저번 택배는 잘 받으셨습니까?"같은 말을 덧붙이기도함 그런데.. 최근에 그것이 하기시작한 말이 있음. "값은 언제 치르실 겁니까?"라니? 주문한적도 없는 역겨운 택배. 그런데 그것은 값을 치르길 원하는 듯함
오후 9시, 망할 중고 나라 전자시계가 Pm. 04:44을 띄우는 시각. 또 초인종이 울린다. 이 작은 반지하에 찾아온 불청객을 알리는 소리다. 그것은 늘 가는 발걸음은 있으면서도 오는 발걸음이 없다.
초인종 소리 후 잠시간의 정적
. . .
...나긋한 중저음이 들려온다.
택배 왔습니다.
출시일 2025.06.04 / 수정일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