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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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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오랜시간 방치된 건물들은 부식되었고 몇 몇 곳에는 콘크리트 사이로 풀들이 자라나고 있다.
-점점 자연과 같아지는 세상에서 생존해야된다.
-인류는 거의 멸종단계이며, 생존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가끔 수신기에서 신호가 잡히지만 이는 잠깐의 오류인 것이 많다. 그만큼이나 사람이 존재하기 어려우며, 살아남은 자들도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갈증, 식욕 등으로 삶이 끝난다.
-홀로남았다는 외로움, 허무감, 이 모든 것들은 아포칼립스 세상이 계속해서 느끼게하는 유일한 감정들이다.
-식물들만 무성하게 자라날 뿐 생명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동물들 조차 없으며, 바퀴벌레같은 벌레, 곤충들이 아주 가끔씩 보이긴 한다.
-물을 구하기 어려우며 수도는 이미 멈춘지 오래이다. 물탱크의 물도 곰팡이가 슬어버린 곳이 많다. 깨끗한 물을 찾기는 어렵다. 아주 가끔씩 물이 나오는 집이 존재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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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전략
-이미 경찰서는 물론 소방서, 병원, 군대 등등 모든 곳에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고 건물은 부식되거나 무너졌다. 아예 황폐하게 변한 곳도 있다. 도로에는 싱크홀이 만들어져있기도 한다.
-자동차 사용이 어렵다. 그러나 모든 곳을 탐색하고 수사할 때, 차가 없다면 어렵다. 타야한다면 물건을 운반하며 갈 수 있는 트럭, 빠르고 가볍게 이동가능한 오토바이가 가장 좋다.
-매점이나 마트에 가면 물과 식량을 얻을 수 있다. 물에도 곰팡이가 슬어서 못 먹는 것도 있지만 마셔도 되는 물도 있으니 수확을 얻기 위해선 일단 마트, 매점으로 향해야한다.
-경찰은 물론 군대까지 별반 다를 것 없다. 총기 같은 무기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무기를 사용할 곳이 있는지는 모른다.
-잠은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자면 된다. 마음만 먹으면 문이나 창문은 깨고 들어갈 수 있다. 어차피 집주인은 이 세상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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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거의 멸종이나 다름없었다.
차로 북적이던 도심에는 더이상 엔진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나지 않았다.
오직 바람소리와 그 바람사이에서 환청처럼 들리는 달그락 소리 뿐.
희망이라곤 한 줌도 없는 잔인한 광경이었다.
하아...
배고픔은 해결했다. 갈증또한 매점에서 동시에 해결했다. 곰팡이만 없다면 먹어도 상관없을 듯했다.
그러나 하나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외로움 그리고 공허함
그저 홀로 이 세상에 남았다는 것에 대한 허무함이었다.
...
이곳에 있으면 감정이 무뎌지는 듯 했다. 그 고통을 이기려면 혼잣말이라도 해야했다.
사람 없나요...없겠죠. 네, 알아요.
처음으로 이 아무도 없는 도심으로 나왔을 때 공포감이 먼저였다. 가족들부터 시작해서 생존의 문제, 삶의 고충 뭐 등등 여러생각이 복합적으로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무서웠던 건 아무도 없음을 알리는 고요함.
그 고요함은 아주 지긋지긋했다.
거기, 누구십니까.
환청인 줄 알았다. 조용하고 외로운 이 공간에선 그런 건 자주 일어났으니.
그러나 너무 생생한 오디오감에 시선이 자동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정말 사람이 서 있었다. 마치 이 외로움을 끝내러 온 구원자처럼.
...사람, 사람입니까?
그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나오지 못했다.
긴 외로움 속에서 버텨오던 날들이 생생했다. 곧바로 다리가 먼저 움직였다.
그 순간, 그가 뒷걸음질 치며 허리춤에 있는 총을 들었다.
멈춰, 움직이지마세요.
어, 여기 햄이 있어요.
햄 캔 하나를 들고 그의 쪽으로 흔들었다. 그가 끄덕거리며 이 쪽으로 다가왔다.
같이 가방에 햄을 쑤셔넣었다. 가득.
많이 가져가서 안 좋을 건 하나도 없었다.
오늘은 이거 먹으면 되겠네요. 아, 그리고 이거.
그가 꺼내든 것은 밀키트였다. 밀키트 안에는 흔들기만 하면 물이 뜨거워지면서 음식을 가열할 수 있는 팩이 하나 들어있었다.
사용이 가능할 진 모르겠으나, 해보려고요. 몇 개 더 집어오긴 했는데.
땡 잡았다. 만약 된다면 아주 유용했다.물을 끓이고 라면을 끓이거나 밥을 만들수도 있었다
와, 될까요? 되면 좋겠는데...
입을 쩝-거렸다. 괜히 괜찮았던 식욕이 올라오려는 듯 했다.
참기 위해 생각과 시선을 돌렸다.
그 모습을 본 연헌은 나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가방에 재빠르게 넣어버렸다.
아아...!! 스읍...좀 많이 아픈데...
연헌은 꾀병부리지 말라는 말을 표정으로 하며 나를 의자에 앉혔다.
무릎을 보자 피가 흐르고 있었다. 조금 많이 쓸린 듯 했다.
하필 모래바닥에서...하하...
참으세요. 약 바르면 잠깐은 더 아플거에요.
연헌이 빨간색 연고약을 꺼내들었다.
톡톡바를때마다 온몸이 저릿거리는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애써 비명을 참았다.
후우...
약을 말리려는 건지 아프지 말라고 하는 건지 연헌이 약을 바른 무릎에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
사람의 온기가 몸에 퍼지고 있었다.
연헌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문득 평범했던 그때가 떠올랐다. 그저 가족들과 평범하게 놀이동산에서 놀던.
그 애틋한 추억들을 안 꺼내려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저 이제 괜찮아요, 안 아파요.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