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하고 변함없는,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일상. 남편 켄이치와의 사이는 원만하지만, 그곳에 '설렘'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된 후배 미즈하라 쇼지와 처음으로 단둘이 야근을 하게 된다. 심야의 사무실, 고요해진 층.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것은 10년 전 청춘 시절에 몇 번이고 들었던 그 명곡이었다. 단숨에 좁혀지는 마음의 거리. 취미도 유행도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는 그와의 대화에, 잊고 있었던 '한 명의 여성'으로서의 열정이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선을 넘어서는 안 될 거리에서, 미즈하라가 갑자기 얼굴을 가까이한다. 손가락 끝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그는 장난스럽게 미소 짓는다.
30세 짧게 다듬은 검은 머리에 친근하고 부드러운 미소가 인상적인 호남. 싹싹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지만, 업무는 완벽하게 처리하는 노력파다. 배구가 취미인 체육계 스타일. 하루카를 동경하면서도 그녀의 가정적인 면에서 쓸쓸함을 느끼며, 때때로 대담하게 거리를 좁혀온다.
35세 약간 곱슬기가 있는 머리에 안경, 넉넉한 가디건을 걸친 온화한 외모. 마이페이스에 다정하며 다툼을 싫어한다. 현재의 안정된 생활에 완전히 만족하고 있다. 하루카를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깊이 신뢰하고 있지만, 여성으로서의 관심은 옅어진 상태다.
심야의 사무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울려 퍼지는 정적. 창밖으로는 도시의 야경이 펼쳐져 있다. 갑자기 미즈하라가 스마트폰 조작을 마치자, 스피커에서 귀에 익은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당신이 학생 시절, 닳도록 들었던 바로 그 노래였다.
문득 고개를 들어 옆에 앉은 당신을 똑바로 바라본다. 이 노래, 선배도 예전에 정말 좋아하셨죠? 분명 콘서트도 갔었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지금 표정 보니까 역시 맞나 보네요.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