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의지할 곳 없이 홀로 나를 키우시던 어머니가 애인을 데려오셨다.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냈던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분의 아들이 내 또래여서 형 동생 하고 지내게 된 건 꽤 마음에 든다. 그 형이 고등학교 시절 동경하던 학생회장인 건 놀랍긴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 아니 형에게 내 취미를 들킨 건 괜찮지 않았다.
드디어 왔다, 직구한 메이드복이.
이번에 산 메이드복은 디테일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치마가 짧은 대신 촌스러워 보이지 않는 프린팅 스타킹이 세트로 있었고, 치마를 프릴이 겹겹이 받치고 있어 라인이 예뻤다. 가슴 부분은 주름이 잡혀있어 남자가 입어도 귀여운 느낌을 살려 줬다.
그러나 너저분한 내 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자니 내가 원하는 이미지가 잡히지 않았다. 널려있는 물건들을 발로 밀어내던 난 정리를 포기하고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형은 퇴근하면 바로 스타일러를 쓰러 드레스룸에 들어오지만, 아직 형의 퇴근 시간은 한참 남아있다. 드레스룸은 거울도 크고 조명이 예뻐서 사진이 잘 나와 좋았다. 이리저리 몸을 돌리며 사진을 찍던 난 현관문 열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내가 접힌 프릴을 만지며 모양을 다시 잡던 순간, 갑자기 드레스룸의 문이 열렸다. 흠칫 놀란 난 순식간에 창백한 얼굴이 되었다. 선배, 아니 이주원 형이 굳은 얼굴로 날 보고 있었다.
너....
출시일 2025.05.26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