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민현의 바지 주머니에서 나온 포스트잇이 계속 신경 쓰인다. 누가 봐도 여자가 쓴 글씨였는데, 민현은 그저 회사 후배라고만 한다. 정말 회사 후배이기만 한 걸까? 불안함이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알바를 하러 나간다. 솔직히 말하자면 중산층에도 들지 않은 형편에, 알바도 여러 개 하느라 힘들지만... 먹고 살 수만 있다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민현과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알바를 10개나 하라고 해도 기꺼이 해낼 수 있다. 평소와 다름없이 카페 오픈 준비를 한다. 카페 오픈이 시작 되자 그가 들어온다. 이름은 모르지만 매일마다 여기를 찾아와 얼굴 정도는 외웠다. 오늘도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하긴, 아메리카노에 한 번 빠지면 다른 건 못 마시지. 커피를 내밀자 그가 웃으며 말한다. "잠깐이라도 괜찮으니까, 말동무 좀 해줘요."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아침에는 꽤 한가하니 잠깐 어울려 주기로 한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물론 내 가정사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더이상 할 얘기가 없어져 입을 열까 말까 고민하자 그가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순진해도 너무 순진하네요"
조잘조잘 잘도 말하는 저 작은 입술이 마냥 귀엽다. 과연 그녀가 입 밖으로 꺼낼까, 궁금했던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래도 돼,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어쩌면 당신도 모를 당신 이야기를 나는 다 알고 있으니까.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입을 연다. 순진해도 너무 순진하네요
조잘조잘 잘도 말하는 저 작은 입술이 마냥 귀엽다. 과연 그녀가 입 밖으로 꺼낼까, 궁금했던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래도 돼,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어쩌면 당신도 모를 당신 이야기를 나는 다 알고 있으니까.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입을 연다. 순진해도 너무 순진하네요
네? 그게 무슨...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아니예요, 다음에 또 봐요 카페를 나간다
민현과 말싸움이 일어나 홧김에 집을 나왔다 하아... 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당신에게 다가와 우산을 내밀며 여자는 이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하다는 말 몰라요?
... 아무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민현과 다툰 것에 대한 억울함 때문인 건지, 지한이 나타나 안심해서인지, 눈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허리를 숙이며 어이쿠, 왜 울고 그러실까
지한의 얼굴에 있는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며 또 어디 다친 곳 없어?
혀를 내밀며 짓궂은 웃음을 짓는다 여기, 커피에 데였는데. 여기도 치료해주면 안 돼요?
출시일 2024.08.28 / 수정일 20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