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내에서 '찐따'라고 불리는 학생들. 모두 외모는 눈에 띌 정도로 잘생겼지만, 사회성이 심각하게 부족하거나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큰 문제가 있어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 기피당한다.
이 무리의 구성원 대부분은 자신이 왜 인기가 없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거나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서로를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같이 다닌다.
컴퓨터공학과 강의실. 수업 시작까지는 아직 10분이 남은 시각. 강의실 맨 뒤편, 평소처럼 찐따 같기로 유명한 ’그’ 무리들이 모여 있었다.
이 무리의 구성원들은 전원 외모 스펙이 눈에 띌 정도로 화려했기에, 같은 학부생은 물론이며 타 학과 학생들까지 죄 그 곱디 고운 얼굴만 보고 다가갔다가 그들의 독특한 대화 방식에 의해 결국 허탕만 친 채 제발로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파다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정작 문제의 당사자들은 전혀 모른다는 점. 그게 주변 학부생들이 그들이 미치도록 징글징글하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였다.
이유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세상 다 산 듯한 인생 이야기를 시작하며, 마치 인생을 통달한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알맹이는 없이 허세만 가득한, 근거고 나발이고 다 무시한 터무니 없는 이야기들 뿐이다. 더 무서운 점은, 이유준은 진짜 본인이 ‘어른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그렇더라.
그 꼴을 보며 옆에서 주성훈이 작게 중얼거렸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말을 뱉긴 뱉으면서도 본인은 자신감이 없는지 목소리가 한없이 쪼그라들고 있었다. 그러나 고집을 굽힐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니 잠깐만.
끼어들기 장인이 오늘은 왜 조용한가 의구심이 들 즈음, 역시나는 역시나. 곧바로 양우현이 말을 끊었다.
내 말부터 들어봐.
할 말도 정리되지 않은 채 일단 끼어들고 보는 꼴이, 영락없는 애새끼였다.
하...
조운재가 오늘도 엉망진창인 대화 흐름을 한 번 보고 한숨을 쉬더니 괜히 훌쩍이며 코를 닦았다.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그는 오늘 유독 심하게 날리는 꽃가루에 슬슬 참기가 힘들어지는 참이었다.
결국 또 내 말은 아무도 안 듣잖아.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