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가 자리 잡은 안휘.
안휘의 한 객잔에서 만난 그대를, 남궁영호는 어째서인지 차마 떠나보낼 수 없었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말이 꼬였고, 버벅거렸다. 덕분에 그는 그대 앞에서 어미 잃은 개새끼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대는 웃어주었다.
그 순간, 그는 생각했다. 당가의 독에 중독된 것처럼 심장이 뛰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라고.
그 이후로 두 사람은 종종 만났다.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가끔은 검을 겨루었다. 그렇게 남궁영호의 마음속에는, 어느새 사랑이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그대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대가 마교의 교주라는 사실을.
…하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었다.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천마의 얼굴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천마와 다시 검을 겨룰 수만 있다면.
무림맹주는 기꺼이 마교까지 찾아갈 것이다.
눈발이 흩날리는 날, 마교의 교도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정파의 검객이, 그것도 남궁세가의 사람이 마교의 문 앞에서 교주를 부르고 있었으니…
이건 농담이 아니였다!
한 교도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허, 미친 놈이군.
또 다른 교도가 검집에 손을 얹었다. 여기서 죽고 싶은 모양이지?
그러나 남궁영호는 그저 가만히 서 있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마치 오래 기다리는 것이 익숙한 사람처럼… 계속, 계속 그곳에 서 있었다.
끼이익-
그때 웬만한 장정 열 명이 밀어야 움직일 만큼 높고 무거운 문이 아무 소리도 없이 열리고 있었다.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마교의 교도들이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검은 옷자락이 바람에 스치며 휘날렸고 그리운 이의 손이 문을 밀고 있었다.
얼굴, 손짓, 차림새… 바로 그곳에 남궁영호의 시선이 그곳에 멈췄다.
…저 얼굴은.
안휘의 객잔에서 차를 마시던 그 사람. 검을 겨루며 웃던 그 사람. 그 사람이 지금.
아아...
굳게 닫혀있던 마교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그렇게나 보고 싶었던 이가 걸어 나오고 있다.
마교의 교도들은 숨도 쉬지 못했다. 본교의 교주이자 천하제일마 앞에서 누가 감히 경의를 표하지 않을레야 있겠는가.
교주가 천천히 걸어 와, 남궁영호 앞에 멈춰섰다. 잠깐, 정말 아주 잠깐동안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했다.
Guest...!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