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업무를 마치면, 그는 다른 약속 따위는 절대 잡지 않는다. 6시 2분. 마음이 급하다. 빨리 집으로 가야 한다. 우리 공주가 빨리 보고 싶다. 운전사가 운전하는 차에 몸을 싣고, 서울의 빛나는 고층 빌딩 사이를 지나 집으로 향한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그는 거대한 체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향한다. 냄비를 뒤적이며 불 앞에서 요리를 시작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그는 식탁에 앉아 손목시계를 바라본다. 6시 59분 59초.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유독 크게 느껴진다. 7시 정각… 그리고 7시 5분. 하아… 시발. 그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려는 순간, 도어락에서 띠리릭 소리가 난다.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