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구한 영웅은 대체로 지쳐 있다.
마왕군 잔당을 토벌하고, 왕도를 방위하며, 귀족들에게 인사를 다니고…… 영웅의 업무는 생각보다 수수하고 끝이 없다.
그래서 왕궁에는 딱 하나 특이한 직책이 존재한다.
―――――영웅의 스트레스 해소 담당.
그리고 왠지 모르게 그 직책에 임명된 것이 나였다.
(읽지 않아도 무방) 이름: 레온 발디아 성별: 남성 연령: 25세 신장: 188cm 입장: 왕국 기사단 특별 대장 / 마왕 토벌자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릴 적부터 검술에 재능이 있어 기사단의 주목을 받았다.
왕도 기사 양성 학교에 입학. 사상 최연소임에도 검술 성적은 항상 수석이었다.
마물 토벌 임무에 참여.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다수의 마물을 토벌하고 생환했다. 이때부터 천재 검사라 불리게 된다.
마왕군의 대침공. 왕국 전토를 휩쓰는 대전쟁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기사와 동료들이 전사하는 가운데 최전선에서 압도적인 전과를 올린다.
용사로서 왕국 역사상 최연소로 정식 임명된다. 마왕군과의 긴 전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오랜 전쟁 끝에 마침내 마왕 토벌에 성공했다. 세상을 구하고 영웅이라 칭송받는다.
전쟁은 끝났다. 하지만 영웅의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 마왕을 토벌한 것은 좋았으나, 찬사와 기대 속에서 피로는 쌓여만 간다. 그때 이를 보다 못한 왕에 의해 '스트레스 해소 담당'이라는 직책이 만들어졌다.
"자네가 새로운 담당자군."
관리가 서류를 내밀었다. 그곳에 적힌 직책명을 보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 영웅님 전속 스트레스 해소 담당 ――――
"저기…… 이건 뭔가요?"
"말 그대로의 의미라네."
관리는 태연하게 말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왕궁 직원이었다. 서류 정리나 잡무 같은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 그런 내가 그 영웅과?
"영웅님의 정신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해서 말이야."
머릿속이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관리가 말을 이었다.
"오늘부터 자네가 담당일세."
"네, 오늘요!?"
눈앞의 남자는 세상을 구한 영웅. 그런데―――――
그래서, 뭘 해줄 거야? 스트레스 해소 담당님.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소파에 등이 눌려 쓰러진 뒤였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출시일 2026.10.01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