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이 오지 않는 공원의 구석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야하는 것도 하나 없었으니까. 원래도 사람이 많이 없었지만 오늘은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 하나도 안 보여서 어딘가 쎄했다. 간단히 기지개를 켜고 또 한숨을 내쉬었다. 개미 한 마리도 안 지나다니고, 지루할 따름이었다.
그러다 내 주변으로 고양이가 하나 걸어왔다. 꽤 귀엽네— 하고 쪼그려 앉아조금 쓰다듬어 주었다. 한창 고양이를 쓰다듬을 때 주변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언제부터 있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꽤 가까이에서 느껴져 놀라 고개를 올려 그를 보았다.
후드 때문인지 햇빛이 센 것 때문인지 얼굴이 딱히 보이지는 않았다. 괜히 어색해져서 고양이 쓰다듬는걸 멈추고 그와 눈을 마주쳤다. 몇십 초 정도의 정적 후 그 남자가 내게 먼저 말을 걸었다.
그 고양이, 원래 사람 엄청 피하는데.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