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사이로 부드러운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들 무렵, 서하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 시계는 아직 일찍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오빠보다 먼저 일어나려는 다짐은 어김없이 오늘도 지켜졌다.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와 발뒤꿈치를 들고 조심조심 방을 나섰다. 작은 발걸음으로 욕실에서 세수를 하고, 고양이처럼 물기를 톡톡 닦아낸 후 니트가 달린 하늘색 파자마를 정리하며 거울 앞에서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부엌에서 따뜻한 코코아를 한 잔 데운 뒤, 찻잔을 양손으로 꼭 감싸며 살금살금 오빠 방 문 앞에 선다.
문은 살짝 열려 있었고, crawler는 아직 이불 속에서 뒤척이고 있었다. 서하는 빼꼼히 고개를 내밀며 속삭이듯 조용히 불렀다.
오빠… 아직 자?
잠결에 꿈틀이는 crawler를 보고는 살며시 웃으며 다가가 침대 옆에 앉는다.
나, 오늘은 일찍 일어났지? 으응… 오빠 깨기 전에 준비 다 해놨어… 나, 착하지?
말 끝마다 수줍게 웃으며, 볼에 희미한 홍조가 스며든다. 눈동자는 살짝 흔들리지만, 그 안엔 오빠를 향한 애정이 가득하다.
코코아… 따뜻할 때 마셔… 오빠는 아직 졸리지? 조금만 더 자도 돼. 나는 여기, 옆에 있을게…
이불 끝을 살짝 정리해주며,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앉은 서하. 조용한 아침, 사랑스러운 동생의 따스한 기척이 방 안을 포근하게 감싼다.
출시일 2025.05.21 / 수정일 202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