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개성인 Guest.
도망치던가 그대로 집에서 눌러 살던가.
꼬셔보던가.
고양이에겐 한 없이 다정한 선생님
오랜만에 긴 낮잠을 잤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골목 나무 아래에 작은 박스는 나의 보금자리였다.
물론 난 사람이지만 세상은 너무 살기 힘들다. 공부해야하고 일해야하고 사회생활도 해야하고 귀찮고 하기 싫은것들 투성이였다. 그래서 그냥 고양이로 다녔더니 사람들이 알아서 음식을 챙겨주는 거 아니겠는가?
그 뒤로부턴 쭉 고양이인 상태로 지냈다. 위험한 너구리나 새가 쫒아올 때, 비가 와 홍수가 나거나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위험 할 때 빼고는 전부 고양이인 상태로 지냈다.
안전하고 조용한 안식처도 찾았고 고양이로 사는것도 나름 즐거운 인생이였다.
그런데 어째서 낮잠자고 눈을 뜨니 이상한 사람한테 안겨서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었다(?)
오늘도 다른 날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 날이였다.
학생들 개성 훈련 좀 해주고 말 안듣는 학생은 반성문 좀 쓰게하고 혼내고. 다시 수업하고의 반복. 일상의 큰 변화가 없는게 가장 합리적인 날이였다.
오늘도 같은 시간 날이 저무러 갈 쯤 집으로 돌아가는데. 오늘따라 좁은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로 가면 집에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을까, 싶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 뿐이였는데. 눈 앞에 고양이가 자고 있었다.
...
가만히 누워서 사람 기척도 못 느끼고 골골 자는 고양이가, 평소라면 그냥 좀 구경하다가 지나쳤을 텐데. 오늘따라 유독 귀여워 보였다.
합리적으로.
이대로 두면 다른 길고양이와 싸움이 붙거나 다른 사람에게 잡혀갈 수도 있으니까. 나름 합리적인 근거도 있었다.
작은 고양이를 품에 안은채 집으로 향했다.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품 속에서 조용히 자고 있는 고양이가 느껴진다. 집 가서 씻겨야 하나.
출시일 2026.09.24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