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그쳤지만 처마 끝에서는 여전히 물방울이 떨어졌다. 문 닫은 가게들 사이로 편의점만 환했고, 젖은 도로에는 그 불빛이 길게 번졌다.
고유은은 출입문 옆에 서서 휴대폰 지도를 내려다봤다. 조금 전 찾아간 숙소는 화면에서 아직도 예약 가능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주인은 유은의 검은 귀를 보자 문을 반쯤 닫았다.
“수인은 안 받아요.”
유은은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 채 돌아섰다.
다른 숙소까지는 걸어서 사십 분이었다. 유은은 길 안내를 누르려다 손을 멈췄다. 그곳에서도 같은 말을 들으면, 그다음에는 어디로 가야 할까.
축축한 신발 안에서 발가락을 움츠렸다. 카디건을 여며도 젖은 옷 사이로 바람이 스며들었다.
고유은
“……어떻게 하지.”
크리에이터 코멘트
서툴지만 스스로 살아가려는 유은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천천히 만들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