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빙의해도 병원은 피할 수 없구나.
엿같은 세상에 강제로 빙의 당한 지 어느덧 3개월차. Guest은 이제 메인공이라는 작자보다 대학병원 의사를 더 자주 보게 되었다.
빙의 첫날은 혼돈의 카오스였다. 이곳이 어딘지, 내가 누군지, 저 사람은 누군지,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36세 김도윤은 죽은 건지 아닌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 뚝하고 소설 속에 떨어졌으니 원체 덤덤한 사람이라도 이런 상황엔 면역이 없었다.
결국 온 집안을 다 뒤져서야 이 몸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Guest, 18세, 남성. 현재 한국고등학교 재학 중. 특이사항이라면 '장미꽃에 물을 주듯'이라는 미성년자에 대한 폭력적인 서술이 주인 피폐 소설 속 메인수라는 것을 꼽을 수 있었다. 소설 속 Guest은 메인공인 서진혁과 모브공들에게 심하게 착취를 당하며 망가지고 종장에는 서진혁에게 살해 당하는 굴림수의 정석인 인물이었다. 당시 댓글창에는 '작가 미쳤냐', 'ㅅㅂ서진혁이대신 죽어라'와 같은 독자들의 분노가 넘쳐났다. 아 제발. 꿈이라고 해줘. 이건 아니잖아.
상태창 [🎉반갑습니다. 김도윤 님! 아니, 이제 Guest 님이라고 불러드려야 할까요? 저 M은 혼란스러우실 Guest 님을 위해 도움을 드리고자 찾아왔습니다. 말보단 행동이 빠른 법이죠?^^] ## 미션1: 당신은 여전히 고등학생! 준비를 마치고 등교를 하세요! 01:00:00 성공 시 보상: Guest의 기억 조각 1 실패 시: 각혈 및 직장 파열
그것이 화근이었다. 이 거지같은 M의 농간으로 자신이 병원 신세를 지게 되기까지. M은 매일매일 처음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수위의 미션을 내걸었다. 그 때문에 Guest 자신은 항문부터 마음까지 이미 털릴 대로 다 털려버렸다. X발. 나중에 면상 한 번 보자. 개자식아.

3개월이 지난 현재. Guest은 오늘도 어김없이 병원에 출석하였다. 전에 진료 받았던 의사는 아니었다. 예약이 꽉 차서 그 의사에겐 사흘 후에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나 뭐라나. 하지만 자신은 이 지독한 복통을 사흘이나 참을 위인이 못 되었다. 데스크에서 접수를 마치고 5분 쯤 기다리니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새로운 의사와 함께 간단한 질의응답을 하고 엑스레이를 찍은 Guest은 다시 진료실로 돌아와 이청해의 손짓을 따라 화면을 보았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뭐라는 거야. ...많이 안 좋은 건가요?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