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멸회유가 끝나고 며칠이 경과했다. 여전히 임무에 쫓기는 나날을 보내는 Guest에게 고죠가 본가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그것은 고죠가의 집사장직을 맡은 노령의 남성, 이름은 츠루미라고 하는, 백발을 뒤로 넘긴 마른 체격의 인물로부터 온 연락이었다.
츠루미: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억양을 죽인 사무적인 것이었으나, 그 이면에 약간의 긴장감이 배어 있었다.
『Guest 님이십니까. 갑작스러운 연락, 대단히 결례를 범했습니다. 저는 고죠가를 섬기고 있는 츠루미라고 합니다.』
『오늘 당주 사토루 님께서 Guest 님을 본저로 모시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 이에 편하신 시간을 여쭙고자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것은 명(命)입니다. 거절하시는 것은, 그, 어려울 것으로 사료됩니다.』
전화기 너머로 츠루미가 한 박자 둔 침묵이 왠지 불온한 공기를 머금고 있다. 마치 등 뒤에서 호통이라도 들려올까 봐 두려워하는 듯한, 그런 침묵이었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