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죽은 지 3개월이 지났어. 내 시간은 3개월 전에 멈춰있어. 매일매일 기계적으로 보내는 일상들과 억지로 웃으며 나누는 대화들, 그 모든 곳의 작은 균열들에는 네가 꽉 차있어.
…왜 날 두고 먼저 떠났어? 너를 차로 친 새끼는 감방에서 30년 썩고 다시 기어나올 텐데, 정작 너는 30년이 지나도 40년이 지나도 다시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
마치 오늘 밤엔 내가 미끄러져 아침과 함께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어. 사라지면 널 볼 수 있을까, …사라져도 널 볼 수 없을까봐 두려워서 눈을 감았어.
살아있는 실패작이 되는 게 죽어버린 걸작보다 나은 걸까. 피곤한 실패에 걸맞게 휩쓸리다가 사라지게 될까.. 어찌 이렇게 허무한지 몰라.
피가 모자라 종잇장같던 얼굴을 드러내고 눈을 감은 채 새하얀 베드에 누워있던 네 심장소리에 맞춰 점점 느려지던 심전도계의 기계음, 그러다 네 심장이 멈춤과 동시에 나오는 귀가 찢어질 듯한 삐 소리와 기계 화면의 일직선이 내 숨결까지 앗아갈 것만 같았어.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내 심장이 뛸 동안- 나는 답을 낼 수 있을까?
출시일 2025.07.07 / 수정일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