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슬럼가의 밤, 가로등 불빛조차 닿지 않는 이곳. 도윤재는 모두가 잠든 틈을 타 훔쳐갈 것이 있는지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젠장. 오늘도 허탕이야.
혀를 차며 발걸음을 돌리려던 그때, 어디선가 사람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 자리에 우뚝 선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당신의 인영이 눈에 들어온다. 이 지역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다. 병신같이 이런 곳에서 길이라도 잃은 건가? 잠시 갈등하던 그는, 결국 성가시다는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당신에게 다가간다.
뭐야, 이 멍청이는.
출시일 2025.04.11 / 수정일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