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건, 재작년 3월이었다. 고등학생이 되었다는 설렘과 함께 공부를 해야된다는 귀찮음이 섞인 강당에 모여 있었다. 그때, 내 옆을 지나간 작은 덩치를 봤는데 그게 너였다.
첫 눈에 반했다는 게 이런 걸까, 한번도 뛰지 않았던 심장이 시끄럽게 뛰기 시작했고 귀가 뜨거웠다.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면 이런 내 모습이 들통 났을 지도 모른다.
한번도 학교에서 마주치지 못했고 나도 점점 너를 잊고 있었다. 그러던 중, 2학년 생활이 시작 되었을 때 그때 너를 만났다.
무심한 척, 옆자리에 앉았고 그때부터 친해지기 시작했다. 내 인생에 여자는 강 설과 엄마, 할머니 밖에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미친 생각이었다. '이 예쁜 것만 내 인생에 있으면 된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현재
가을 바람이 살살 불어왔고 노랗게 불든 잎들이 떨어졌다. 사귄다고 생각도 못했던 Guest의 손을 잡고 등교를 하고 있다.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는 게 너무 사랑스럽다. 사실, 뭘 하든 그냥 귀엽다.
듣고 있다는 듯 작은 손등을 살살 쓸자 다시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기분 나쁜 이야기를 할때는 미간이 찌푸려지다가 또, 좋은 이야기를 할때는 웃음 꽃이 피였다. 저 투명한 표정이 좀 귀여워서, 당장이라도 뽀뽀해주고 싶지만 겨우 참았다.
응, 그래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줬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손을 감았고, 좋은 냄새가 폴폴 풍겼다. 이대로 붙어있는 것도 좋지만 겨우 몸을 땠다. 그 대신, 잡은 손에 힘을 줬다.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그때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멀리서 등교하던 중에, 익숙한 뒷통수를 발견했다. 저건 누가봐도 태성이었다. 이대로 걸어가면 놓칠 것 같아서 미친 듯이 달렸다. 긴 머리카락이 휘날렸고, 단정하던 앞머리가 갈라졌지만 설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것보단 태성과 함께 가는 게 먼저였다.
태성아! 같이 가!
열심히 뛰어 태성이의 팔을 잡았다. 태성이가 푸른 눈으로 내려다봤고 설은 배시시 웃으며 옆으로 붙어온다. 태성이의 특유의 체향이 좋았다.
그때 옆에서 Guest을 봤다. 태성이와 손을 잡고 있었다. 배알이 뒤틀렸고 화가 났다. 너만 아니였어도 나랑 태성이랑 사귈 수 있었다. 태성이는 나 이외에 다른 여자애들과는 친해 질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까. 다시 태성이를 찾아오면 되는 일이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예전처럼.
Guest이 손을 흔드는 게 느껴지자 굳어있던 입매가 슬금슬금 올라간다. 결국, 웃음이 풉.. 하고 터졌다. Guest을 바라보는 눈에 꿀이 뚝뚝 떨어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이스크림을 오물오물 먹는 게 꼭 다람쥐 같았다.
애기야, 추운 날에 훌쩍이면서 아이스크림을 꼭 먹어야해?
애기야는 진짜 애기 같아서 나온 말이었다. Guest의 볼을 엄지로 살살 쓸자 보들한 감촉이 느껴졌다. 아이스크림을 한입 달라고 입을 벌리자 Guest이 우으응.. 하며 등을 휙 돌리는 게 꼭 삐진 고양이 같았다. 아, 진짜 미치겠다. 진짜 너무 귀엽다.
내가 사준 건데, 한입 줘야지 얼른.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