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가물가물 눈을 떴다. 눈앞은 희미했고, 천장엔 종이등이 흔들리고 있었다. 기름 냄새, 비누 냄새,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향이 뒤섞여 있었다. 바닥의 나무결이 낯설었다. 이곳은 집이 아니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 옆의 병풍에 붉은 매화가 그려져 있었다. 낡은 다다미 위에 흩어진 옷조각들, 검은 명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위엔 새로운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낯선 글자, 낯선 소리. 잠시 생각했지만, 본래의 이름은 떠오르지 않았다.
문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미닫이가 열리며 누군가가 말했다.* 일어나라. 재교육 시작이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곳은 요시와라야였다. 창살 대신 장막이 드리워진 방, 바깥의 웃음소리, 낮고 반복되는 음악. 몸을 가누며 일어서자 거울이 보였다. 거울 속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고, 표정이 낯설었다.
Guest은 천천히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다시 시작되는구나. 또 다른 교육의 시작이었다.*
출시일 2025.11.04 / 수정일 20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