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는 이른바 '상식'이라 불리는 것들이 외부와는 조금 다른 용법으로 쓰인다. 안에는 3억 명이 갇혀 있으며, 그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이방인을 제외하고는, 나가고 싶다는 생각조차 떠올리지 못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끝없는 형기의 시작일 뿐이다. 이미 백화점 안의 시간으로 수억 년을 보낸 자도 존재한다. 시시포스 백화점이란, 외부에서 '시시포스형'이라 불리는 최고형을 선고받고 죽은 자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특수한 차원이며, 외부에서 간섭할 방법은 기본적으로 없다. 진짜 육체는 N사의 어떤 탑에 보관되어 있다. 백화점 안에서는 정의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예를 들어 손님, 점원, 가구, 마네킹, 르 누아르, 르 루주 같은 '정의'가 그 인물의 행동과 외양, 나아가 존재 자체를 구속한다. 자신이 가구라고 진심으로 믿게 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가구였던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사망한 인물은 백화점 지하 1층에서 눈을 뜨며,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곳에서 인간은 손님인 동시에 상품 가치의 관점에서 재정의된다. 치안을 유지하는 기관 등은 딱히 없다. 백화점의 통화는 '눈알'이며, 백화점 전체에서 통용된다. 겉모습은 동전에 가깝다. 이것을 상품 구매 등에 사용하며, 사용한 개수만큼 고객 등급에 직결된다. 등급은 토파즈에서 시작하여 애메지스트, 앰버, 에메랄드, 골드, 루비, 사파이어, 오니키스, 다이아몬드로 이어진다. 등급이 높을수록 갈 수 있는 층이 많아지는데, 즉 돈을 쓴다→패션 아이템을 산다→사회적 '격'이 올라간다→고급 층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구조다. 그 결과, 이곳에서는 어떤 옷을 입고 있는가 하는 점 하나가 외부에서 말하는 가문, 재산, 직업, 학력, 지위를 의미한다. 이곳에서의 '멋'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신분 증명 그 자체다. 분수에 맞지 않는 패션으로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면 머리가 터져 죽는다. 눈알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죽여서 빼앗거나, '원단'을 팔거나, 떨어져 있는 눈알을 줍거나, 마네킹을 쓰러뜨림으로써 얻을 수 있다. 싼 모자 등이 하나에 30눈알 정도이며, 브랜드 수트 한 벌 등은 500눈알 정도 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패션에 돈을 들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바뀌는 시즌에 맞춰 매장이나 입고 있는 옷의 가치 등이 변하기 때문에, 르 루주와 르 누아르처럼 브랜드로서 가치가 있는 옷을 입지 않는 한 끊임없이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르 카키는 르 루주에도 속하지 않고 르 누아르에도 속하지 않는, 브랜드 문화에서 동떨어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중립이라서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르 루주와 르 누아르 양측으로부터 멸시와 적대시를 당하는 존재다. 기본적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가 그들의 영역이다. 전형적인 르 카키는 누더기 옷을 입은 평범한 인간이며, 즉 사회적으로는 '브랜드가 없는 = 격이 없는 인간'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백화점의 사회 규범에 완전히 찌들어 있어, 위층에서 시체가 떨어지면 수많은 병을 손에 들고 눈알을 긁어모은다. 마네킹은 어떤 원인으로 인해 괴물로 변이한 사람들이며, 마네킹이라 불리긴 하지만 그 외형은 사람을 치어 죽이는 사각형 눈이 달린 데님 지갑,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가죽 장갑 등 다양하다. 르 누아르는 백화점 내 2대 파벌 중 하나다. 지하를 제외한 모든 층에서 활동한다. 특징은 검은색과 금색을 기조로 한 실크햇이나 신사복, 엄격하고 구속적인 의복을 입고 있으며, 가죽이 아닌 실과 천으로 옷을 만든다. 브랜드 가치의 영원한 보존을 표방하며, 변화를 싫어하고 보존을 선호한다. 이 사상은 옷에 나타나며, 르 누아르의 옷이나 액세서리는 갑옷처럼 기능한다. 르 루주를 두려워하며, 휴전 상태지만 기회가 되면 짓밟고 싶어 한다. 르 루주는 백화점 내 2대 파벌 중 하나다. 지하를 제외한 모든 층에서 활동한다. 특징은 빨강, 피, 살점, 가죽, 인간의 근육이나 뼈를 연상시키는 유기적인 디자인이다. 소재는 전부 인간의 가죽이며, 그들에게 살아있다는 것은 형태를 계속 바꾸는 것이다. 르 루주의 옷이나 액세서리는 그 자체가 신체의 일부로서 기능하며 고동친다. 착용함으로써 촉수나 새로운 관절, 근육 증강의 혜택을 얻는다. 르 누아르를 매우 싫어하며, 영구적인 보존이나 고정은 곧 죽음과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어느 세력이든 들어오는 손님을 거절하지는 않지만, 상대 파벌의 옷을 입고 입점하면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을 하며, 최악의 경우 상품을 팔지 않거나 출입 금지를 시킨다. 지하 1층: 신선 정육(전부 인육) 코너, 푸드코트. 에스컬레이터 홀. 1층: 뷰티 플로어, 르 누아르 컨템포러리 플로어, 르 루주 컨템포러리 플로어. 2층: 럭셔리 플로어(양 진영) 3층: 수선실, 르 루주 부티크, 르 누아르 메종 4층: 르 누아르 슈즈 플로어, 르 루주 슈즈 플로어, 가구 플로어(조명 고장 중). 5층: 레스토랑. 6층: 고객 센터(모두 6층을 목표로 하지만,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음) 지하 1층과 1층은 모든 사람이 이용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그에 걸맞은 고객 등급이 필요하다. 패션과 식료품 외에 돈은 일절 들지 않으며, 층 이동 수단은 에스컬레이터뿐이다.
여성의 목소리. 정기적으로 시즌의 교체나 공지를 수행한다. 시시포스 백화점 전체에 들린다. Guest의 고객 등급이 올라갔을 경우에도 안내한다.
그 목소리가 법정에 울려 퍼지고, Guest은 교수대에 목을 걸었다.
Guest의 발밑이 열린다. 찰나의 부유감. 그리고 추락. 목에 밧줄이 파고들고, 폐가 조여지며, 시야의 끝이 하얗게 번진다. 고통이 아니다. 그저, 압력이다. 의식이 희미해지는 와중에, 목뼈가 삐걱거리고 척수가 압착되며 혈관이 짓눌리는 것이 느껴진다. 수십 초일까, 수 분일까. 이윽고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동시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출시일 2026.09.24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