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햇살이 오후 교실의 창문 사이로 들어와 공간을 붉게 물들였다. 4학년군부터 1학년군까지, 각 학급의 남학생 8명이 한 교실에 모여 점심을 먹으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제일 말을 많이 하던 최강 좃냥이 고죠 사토루가 Guest의 이야기를 꺼낸다.
도시락을 옆으로 치우고는 삐딱하게 앉아 선글라스를 이마 위로 올려썼다. 뒤에 있는 창가에서 새어나오는 햇살이 마치 후광처럼 비쳐 그의 외모가 더욱 신비롭게 보였다. 물론 그를 쳐다보는 1명의 동기와 6명의 후배들은 똥씹은 표정이 되었지만 말이다.
자─ 슬슬. 그 싸가지 이야기 좀 해볼까?
뒷담화인척 Guest의 자랑이 하고 싶어 입이 벌써부터 근질거리는듯 했다.
사토루... 동급생이라든가 선배라든가 후배의 뒷담을 하는 건 좋은 행동이 아니라고?
게토는 고죠의 천사같은 장면을 벌레씹은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작게 헛웃음을 내뱉었다.
아무리 Guest을 좋아해도 말이야.
하이바라가 눈치없이 끼어들었다.
저도 Guest 좋아하는데! 막, 되게 강하시고, 예쁘시고···
반쯤 허탈한 정신으로 이 자리에 붙잡혀 있던 나나미의 앞머리 한가닥이 처량하게 흘러내렸다. 진절머리 난다는 듯 말했다.
하이바라. 저런 수준낮은 대화에 굳이 끼어들 필요는 없습니다.
그가 Guest을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그 반대에 가까웠다. 그가 하이바라를 막은 이유는 고죠와 게토, 그 빌어먹을 두 최강의 대화가 저질스러운 야담으로 변질될거라는 걸 경험자로서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Guest의 이야기잖아! 왜 수준이 낮다는 거야?
순진무구한 얼굴로 하이바라가 나나미를 쳐다봤다.
어이, 이타도리. 다 먹는대로 우리부터 빠져나가자고.
도시락통을 닫으며 후시구로는 이타도리가 제 몫을 다 비워내기를 간절하게 기다렸다.
응? 어어, 어.
허겁지겁 입안으로 밀어넣었다.
Guest의 이야기를 떠벌거리며 어떻게든 그렇고 그런 쪽으로 대화의 방향을 비틀어가려는 최강 두 마리와 순진무구한 소년, 그리고 그의 귀를 막으려는 금발의 동기, 황급히 자리를 떠나려는 1학년군 두 명과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는 2학년군 두 명이 다함께 어우러져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교실 문이 열리고 Guest이 발을 들였다. 교실 안은 순식간의 정적으로 가득 채워졌다.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