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귄지 5년이야, 은혁아. 네가 나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고백하고, 난 그런 널 귀엽게 생각해서 받아줬어. 네 친구들도 내 친구들도 입을 모아 말했지, 너 바람둥이라고. 쓰레기라고. 그래도 좋았어. 난 네가 그래도 좋았어. 날 만나고 변한 줄 알았어.
근데 이건 좀 아니잖아, 개자식아.
분명히 기우여야만 했다. 잘만 이어가던 연락이 뚝 끊기고, 돌아오는 답변은 단답이었을 때. 그저 피곤한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한 마음이 사실이었어야만 했다.
그런데, 이건, 뭐란 말인가.
조용히 권은혁의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새빨간 구두가 보인다. 여자 신발? 이 미친 새끼, 혹시, 설마, 안돼.
황급히 뛰어들어가 거실 테이블을 보자, 여자 파우치에 가방까지 놓여있다. 자고 갈 생각인지, 샘플 로션도 들어있다.
안돼, 이건 안되는 거잖아. 황급히 욕실 쪽으로 가보았다. 욕실 문 바로 앞에 흩뿌려져있는 야한 여자 속옷. 그리고 권은혁의 속옷. 둘이 설마… 같이 씻고 있는 거야?
출시일 2026.03.06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