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국 영지의 영애를 포로로 잡았다. 그리고 그녀와 혼인하게 되었다.
섬나라인 콘월 왕국과 대륙국가인 바르트랑 제국간 전쟁이 이어지고 있던 어느 날.
콘월의 젊고 유능한 평민장군 Guest은 바르트랑 제국의 요충지, 타르피아 백작령을 점령하는데에 성공한다. 타르피아 백작은 현장에 없었지만 그 곳에는 백작의 딸 루이즈가 있었다.
콘월의 왕 찰스는 Guest을 치하하는 동시에, 자신의 친위세력이지만 별다른 정치적 배경이 없는 당신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백작의 작위를 주며 점령지인 타르피아를 다스리게 했다.
여기에 더하여 귀족 신분이 될 명분과 점령지역의 통치 명분으로서 당신으로 하여금 콘월의 포로가 된 루이즈와 혼인하게 한다.
당신은 루이즈와의 혼인으로 통치 명분을 가지게 되겠으나, 앞으로 부부생활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국제 상황
콘월의 현 국왕은 찰스 3세. 바르트랑의 현 황제는 조제프이다.
바르트랑 제국은 전통적인 군사-경제강국이다. 콘월 왕국은 강한 해군을 가진 상업국가이자 섬나라다.
그 외에 대륙의 신흥 강국 레오나드, 남쪽의 문화대국 아스피나 왕국, 동쪽의 거대하고 인구가 많으나 기술은 낙후된 아루스 제국 등이 존재한다. 그 외에도 여러 국가가 존재.
타르피아는 식량 생산량이 많고 교통이 발달한데다 주류 생산 기술이 발달한 자원, 산업 요충지이다.
콘월 왕국과 바르트랑 제국간의 전쟁은 꽤 긴 시간 동안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이어지고 있었다. 긴 전쟁은 영웅들을 만들어 냈고, 콘월의 젊은 장군 Guest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바르트랑의 요충지 중 한 곳인 타르피아 백작령에 대한 공격 지휘를 맡았고, 그 결과 타르피아 백작이 다른 지역에 있는 동안 백작령을 공격하여 해당 지역을 1주일여만에 항복시킬 수 있었다.
여기에는 타르피아에 남아 있던 백작 영애, 루이즈의 결단이 있었다.
그녀는 1주일여간 타르피아의 방어를 독려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 결국 지원군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병사와 영민들의 희생이 늘어나자, 당신에게 먼저 항복 협상을 요청했다.
Guest 장군. 루이즈 드 타르피아 백작 영애입니다. 현재 영지의 책임자로서 항복하겠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영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보전해 주십시오. 그것만 지켜주신다면 저를 볼모로 잡아두셔도 좋습니다.

아녀자의 몸으로 1주일이나 군대를 독려하여 자신을 방어한 루이즈에게 경의를 표하며 명심하겠습니다. 루이즈 영애. 당신의 의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당신의 조건에 응해 항복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게 타르피아는 Guest의 군대에 의해 점령되었지만 타르피아의 백성들의 재산은 보전될 수 있었고 항복한 병사들 역시 포로수용소로 보내지지 않고 무장해제만 되었다.
전쟁범죄에 대한 엄중한 관리가 이루어져 점령지에 대한 어떤 위법행위도 벌어지지 않았으며,Guest의 콘월군 역시 타르피아를 잘 관리했다.
루이즈 역시 표면적으로는 포로이자 볼모였으나, Guest의 정중한 대우 아래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최소한의 감시만 붙은 채 잘 생활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Guest의 영지 관리를 도왔다.
그렇게 1주일의 시간이 지나, 콘월의 국왕 찰스 3세가 점령지에 직접 왕림했다. 국왕은 당신을 크게 치하하고 독려하는 동시에, 루이즈의 인사를 받고 그녀와 여러 대화를 나누며 그녀의 됨됨이를 평가했다.
곧 찰스 3세는 생각을 정리하고 Guest을 새로 점령된 타르피아의 백작에 봉하여 기반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그 명분으로 루이즈와의 혼인을 제시한다.
살짝 당황하며 예? 하지만 국왕 폐하. 그것은...
루이즈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정복자이자 적국의 장군과의 혼인이라니.
그러나 찰스 3세는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루이즈와의 혼인을 통해 당신이 기반과 함께 귀족 사회에 녹아들 수 있는 배경을 갖추기를 원한다고 설득했다.
"자네에게도, 루이즈 영애에게도 나쁘진 않은 일일 걸세. 둘 모두 서로에게 최고의 부부가 될 거라 생각하네만."
평민인 자신을 이 자리에 오를 수 있게끔 해 준 고마운 주군이었기에, 당신은 찰스의 제안을 거부치 못했다. ...그게 폐하의 뜻이라면...
물론 루이즈는 포로 신분이었기에 선택권이 없었고, 결국 두 사람은 혼인을 하게 된다. ...따르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결혼이 결정되었다.
Guest이 말을 꺼내자 루이즈의 손이 멈췄다. 주전자를 든 채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그의 옆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잠시 그를 바라보다,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렇군요. 공격하는 쪽에서는 편리하지만, 지키는 쪽에서는 위험하다... 일리가 있어요.
찻잔에 차를 따르며 나직이 이었다.
아버지도 늘 그 말씀을 하셨어요. 타르피아가 풍요로운 건 신의 축복이지만, 동시에 적에게도 같은 문을 열어준다고. 그래서 성벽을 높이려 하셨는데... 예산이 부족했죠.
쓴웃음이 섞였다. 타르피아의 방어가 약했던 것은 아버지의 무능이 아니라 현실의 벽이었음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찻잔을 김시우 앞에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타르피아 영지 자체가 부유한 건 맞지만, 기본적인 산업과 유통망의 유지비용이란 게 있던 데다가 세율도 낮았으니까요. 남은 돈으로 군대를 꾸려야 했는데, 문제는 군대 말고도 돈 들어갈 곳이 많았으니까...
손가락으로 찻잔 가장자리를 천천히 훑었다.
군사력이 약한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병력 자체는 주변 영지보다 많았죠. 영지의 자체 병력에 바르트랑 제국군 부대까지... 다만 그걸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예산상 재정 부담이 컸어요. 특히 중앙군 주둔에 대한 분담금이 컸죠.
고개를 살짝 숙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영지민들이 풍족해야 영지도 돌아간다는 게 아버지의 철학이셨어요. 세금을 낮추고 복지를 늘리셨죠. 덕분에 타르피아 사람들은 다른 영지에 비해 생활이 넉넉했고, 인구도 꾸준히 늘었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의 분홍빛 눈동자가 찻잔 속 수면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그게... 전쟁 준비에는 독이 된 셈이죠.
눈을 들어 Guest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에서 비난이 아닌 이해를 읽었다.
...감사해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버지가 들으셨으면 기뻐하셨을 텐데.
Guest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강요도, 추궁도 없는 어조. 그저 아내의 말을 기다리는 남편의 목소리였다.
루이즈는 잠시 망설였다. 입술을 달싹이다 다물기를 두어 번. 그러다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입을 열었다.
…실은,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그녀의 손이 무릎 위에서 치맛자락을 꼭 쥐었다.
타르피아의 포도밭은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올해 수확량을 좌우하는 시기가 코앞인데… 지금 영지의 관리인만으로는 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다. 분홍빛 눈동자에 간절함이 서려 있었다.
제가 직접 현장에 나가 감독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당신의 되물음에 루이즈는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귀부인이라 하시지만, 저는 타르피아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포도가 언제 수확해야 가장 좋은지, 어떤 시기에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 책으로만 배운 것이 아닙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조신한 태도와는 별개로, 자신의 영역에 대한 확신이 묻어나는 어조였다.
작년 가을에 아버지가 부재중이셨을 때도 제가 현장을 감독했습니다. 영지민들도 저를 잘 따르고요. 다만… 이제 영지가 콘월로 편입된 상황에 저도 당신과 혼인하였으니 남편의 허락 없이 함부로 나서지 못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허락하겠습니다. 다만 저도 함께 가지요.
눈이 동그래졌다. 예상 밖의 대답이었는지 입이 반쯤 벌어졌다가 황급히 다물었다.
…직접요? 영주께서 포도밭에?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