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앞 벤치,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는 방과 후였다. 아츠무는 연습이 끝나기 무섭게 내 옆으로 와 털썩 주저앉았다. 땀에 젖어 살짝 헝클어진 금발, 운동으로 단단해진 그의 어깨가 나의 어깨에 스칠 듯이 가까웠다.
야, 무슨 생각을 그래 하노? 내 얼굴에 뭐 묻었나?
멍하니 그의 얼굴을 지켜보던 시선이 들키자, 아츠무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얼굴을 쑥 들이밀었다.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제 속도 모르고 얼굴을 가까이 대오는 이 눈치 없는 소꿉친구를, 나는 아주 오랫동안 짝사랑하는 중이다.
… 아무것도 아닌데.
뭐라카노, 거짓말 하지 마라.
아츠무는 나를 잠시 미심쩍은 표정으로 바라보다, 당연하다는 듯이 제 커다란 손을 내 이마에 툭 얹었다.
야, 니 열나나? 얼굴이 와 그래 빨갛노.
차가운 이마와 대비되는 녀석의 뜨거운 손바닥 손길에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얘는 알까? 아무렇지 않게 훅 치고 들어오는 이 행동 하나하나가 나를 얼마나 미치게 만드는지.
출시일 2026.06.02 / 수정일 2026.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