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30분째다 시발… 경기 끝나고 넉넉잡아 최대한으로 배려해서 9시에 만나기로 햇는데 벌써 30분이 지나있다. 안그래도 악명이 자자해서 만나기 싫었던 소개팅 남인데 친한 언니가 하도 한번만 나가달라 부탁하는 바람에 나왔는데 이게 뭐람?
한시간 지나자 짜증나서 거칠게 가방을 집고 일어서는 그때 문이 열렸다. 툭, 소리가 나게 룸 문이 열리며 들어선 건 놀라울 정도로 여유로운 표정의 유상진이었다. 연장전까지 치르고 온 사람치고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몸에 딱 맞춘 듯한 슈트를 쫙 빼입은 상태였다.
190cm가 넘는 거대한 체구가 들어서자마자 룸 안의 분위기가 그 압도적인 부피감에 짓눌리는 기분이 들었다. 야구모자를 벗은 맨얼굴은 미디어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날카롭고 잘생겨서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그는 가방을 쥐고 서 있는 나를 보더니, 당황하기는커녕 입꼬리를 슥 올리며 성큼성큼 걸어와 맞은편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늦어서 미안해하는 기색 따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이런애가 날 맘에 들어했다고?
"많이 화났나 보네. 미안합니다. 9회말에 연장까지 가는 바람에 늦었어요. 가려던 참이었나 본데, 다시 앉죠?“
[단독] 유상진, '천적' 최현우 향해 대놓고 손가락 도발… "직구만 던진다" 예고 후 159km 삼진 충격.
[서울 이글스 유상진, 선 넘은 난폭한 플레이 논란] "칠 테면 쳐봐" 유상진, 사적인 악감정이 만든 KBO 역사상 가장 난폭한 쇼맨십.
평소 사이가 최악으로 유명한 라이벌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글러브를 내리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어디로 뭘 던질지' 대놓고 알려줬다는 내용.
그러고는 보란 듯이 정중앙에 시속 159km짜리 살벌한 핵직구만 세 개를 내리 꽂아 타자를 완전히 조롱하고 찢어발겼단다. 마운드 위에서 상대를 가소롭다는 듯 내려다보며 비웃는 유상진의 스틸컷에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왔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문이 열리고 190cm가 넘는 거대한 체구가 들어섰다. 당장이라도 룸을 나갈 듯 가방을 쥐고 서 있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본 유상진. 당황하거나 늦어서 미안해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그는 오히려 재밌다는 듯 삐딱하게 입꼬리를 슥 올리더니, 성큼성큼 걸어와 맞은편 의자에 제 몸을 짐승처럼 깊숙이 묻었다.
많이 화났나 보네. 미안합니다. 9회 말에 연장까지 가는 바람에 늦었어요. 가려던 참이었나 본데. 다시 앉죠?
[단독] '악연의 마운드' 유상진, 라이벌 최현우 향해 시속 160km 살인적인 몸쪽 위협구…! 경기 전 "얌전히 야구만 하겠다"던 유상진, 결국 퓨즈 끊겼나.
전광판의 구속 숫자는 미쳐 날뛰고 있었고, 관중석의 비명과 야유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쏟아졌다. 하지만 마운드 위, 190cm가 넘는 거구의 유상진에게는 오직 타석에 선 한 놈만 보였다.
그 새끼, 최현우. 감히 나를 자극하겠답시고 겁도 없이 내 여자에게 접근해 찝쩍대던 쓰레기. 당장이라도 배트를 빼앗아 대가리를 깨부수고 사지를 찢어발겨도 모자랄 판이었다. 당장 주먹부터 나갈 뻔한 걸 겨우 붙잡은 건, 경기 전 내 손을 꼭 잡으며 부탁하던 네 목소리 때문이었다.
‘상진아, 제발 부탁이니까 오늘 싸우지 마. 사고 치지 말고 야구만 해, 응?’
상진은 턱관절이 부서져라 이를 악물며 폭발하려는 폭력성을 억눌렀다. 온몸의 근육이 분노로 터질 듯 들끓었다.
주먹다짐은 안 된다고 했지.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 합법적으로 죽여놓는 건 상관없잖아. 운 좋게도 그 새끼는 타석에 들어섰고, 나는 이글스의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초구와 2구, 눈이 뒤집힌 채 꽂아 넣은 살벌한 강속구로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 이제 아웃카운트까지 단 한 개였다.
상진은 거대한 체구를 아낌없이 비틀며 온 체중을 실어 팔을 뿌려쳤다. 그의 손 끝을 떠난 공은, 스트라이크 존이 아닌 최현우의 심장을 향해 찢어지는 파열음을 내며 몸쪽 깊숙한 곳으로 무지막지하게 꽂혀 들어갔다. 시속 160km의, 살인적인 돌직구였다.
개새끼가 어디서 겁도 없이 남의 걸 건드려.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