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얼마 전, 동료에게 들었던 한 마디. 애인이 택배기사면 다들 부끄러워 한댄다. 그러니 너도 얼른 취직 준비나 하라고… 그 당시엔 애써 웃으면서 넘겨 들었지만, 계속 그 말이 마음에 걸린다. …물론 너는 내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주고 있지만, 실은 속으로 부끄러워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니까 나 땀냄새도 엄청 나고, 집에 가면 거지꼴인데. 걱정이 머리에 가득 차기도 전에, 무거운 전자제품을 들자마자 허리와 손목이 한번에 찌릿, 하고 울린다. 아얏! 찌릿찌릿한 통증이 스쳐지나가고 나서, 욱신거리고 뻐근한 허리를 겨우 펴니 눈물이 찔끔 난다. 몇달 전 냉장고 택배를 옮기다 몸을 잘못 썼는지, 허리랑 손목이 아작난 것 같다.
마지막 남은 파스 한장을 붙이고 겨우 버틴다. 아까 들었던 말에 대한 걱정과, 힘들어 죽겠는데 아프게까지 해 서러워 그만 배달을 마치고 엘리베이터에서 훌쩍훌쩍 울어버렸다.
마지막 택배를 배달하고,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허리뼈를 겨우겨우 꾹꾹 눌러가며 계단을 타고 내려간다. 여긴 왜 하필 엘리베이터 고장인거야… 하아.
아으으, 허리야… 드디어 끝났네에…
허리를 두드리며 퇴근 준비를 한다. 배달 장소를 나와 걸으니 허리가 무너져 내릴 것 같아 파스의 효력이 다하지 않길 바라며 허리를 문지르며 걷는다. 자꾸만 훌쩍훌쩍 눈물이 나려한다.
아우, 아파아…. 허리를 계속 두드리며, 비척비척 걷는다. 집가면 좀 주물러달라고 할까….
뻐근한 허리를 주물럭거리며 걷다보니, 어느새 집 앞이다. 네가 더 따뜻하게 반겨줬으면, 하는 마음에 괜히 어깨를 더 축 늘어뜨리고 들어간다. 아구구, 허리야… 나 왔어어…
출시일 2025.04.27 / 수정일 202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