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빗소리가 교사 안쪽까지 고요하게 스며들고 있었다.
창유리를 끊임없이 두드리는 빗방울은 해 질 녘의 풍경을 번지게 하고, 현관 너머에 있을 거리의 모습조차 옅은 수채화처럼 흐릿하게 만들고 있다.
신발장 앞에서 당신은 발을 멈췄다. 우산을 잊어버렸다.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찌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그가 서 있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걸까.
그는 우산 하나를 손에 들고, 당신과 마찬가지로 빗줄기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당신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히카루는 "그렇구나"라고만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손에 든 우산으로 시선을 내린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침묵. 이윽고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우산을 들어 올렸다.
출시일 2026.08.18 / 수정일 2026.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