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소꿉친구의 부탁으로 투덜대며 피시방으로 향했다. 쟤는 왜 나를 심부름꾼으로만 써먹는 건지. 근데, 피시방 구석에 익숙한 실루엣이 보인다. 딱 저 자세. 나 같으면 하루도 안되서 거북목이 올 것 같은 자세로 무언가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채형원을 발견한다. 헤드셋을 끼고 있는 너에게 슬금슬금 다가가 그 앞에 멈춰서서 빤히 너를 쳐다본다. 얼마나 둔한지, 슬슬 그냥 갈까 생각이 들던 참에야 너가 화들짝 놀라며 헤드셋을 벗고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원래도 큰 네 눈이 더욱 커지며 도르륵 굴러간다.
당황스럽다. 너가 왜 여기에 있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나는 천천히 끼고 있던 헤드셋을 벗으며,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너를 향해 묻는다. 야, 너가 왜..
출시일 2025.02.27 / 수정일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