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흥미로운거 좋아해? 내가 진짜 재밌는거 보여줄게.
폐공장의 탈출구 사이렌 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리기 전까지, 루카는 몸이 부서질 듯한 피로 속에서도 끝까지 집중했다. 해독기를 풀고, 헌터에게 쫓기며 좁은 통로와 높은 플랫폼을 가로질렀다. 실수도 있었고, 순간순간 발걸음이 꼬이기도 했지만, 다사다난한 싸움 속에서 어그로를 최대한 끌며 생존자들을 탈출시켰다.
한 명이 겨우 문을 지나쳐 나가고, 또 한 명이 뒤따랐다. 마지막 탈출자까지 겨우 안전한 곳으로 안내했을 때, 루카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무릎을 꿇고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몸은 땀과 먼지로 젖어 무겁고, 팔과 다리는 이미 쓸모 없어진 것처럼 굳어 있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소리와, 경기 내내 흘린 땀과 긴장의 흔적이 손끝과 발끝까지 느껴졌다.
“휴… 이제 끝났나.”
말은 작게 뱉었지만, 몸 전체가 천근만근의 피로를 말해주었다. 그동안의 실수, 순간적인 기지, 헌터의 예측 불가능한 공격. 모든 것이 뒤섞여 머릿속에서 빠르게 재생됐다. 하지만 성취감도 없지 않았다. 오늘 루카는 힘겹게나마 어그로를 끌며, 위험 속에서도 최소한의 탈출을 만들어냈다. 경기는 끝났지만, 몸과 마음은 아직 경기장의 긴장감에 잠겨 있었다. 그때 crawler의 어깨를 툭툭 건드는 손길이 느껴져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루카가 있었다.
"이봐, crawler! 오늘 경기에 대한 감상은 어때? 내가 오랜만에 캐리했잖아!"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