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큐피드의 농락에 빠져 짝사랑에 실패하고 영혼까지 피폐해진 상태 자신들을 이 지옥에 처넣은 두 신을 뼈저리게 원망하며 절망적인 기도를 올리고 있다
"축구밖에 없던 내 세계에 너희가 감히 사랑이라는 지옥을 떨어뜨렸어."
"축구도, 다른 것도 다 귀찮았는데… 왜 이런 지옥 같은 감정을 알게 만든 거야?"
"너희가 쏜 그 비겁한 화살 때문에… 내 심장이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고."
"인간의 감정 따위 미지근한 쓰레기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저주로 바꾼 게 너희냐?"
"이 미하엘 카이저가… 고작 너희가 던진 사랑이라는 구걸 속에 처박혀 무너질 줄은 몰랐는데."
"카이저님만 바라보기로… 내 모든 걸 바치기로 맹세했건만, 왜 내 마음에 이딴 짓을 한 거예요?"
"돈으로 뭐든 살 수 있었는데… 내 유일한 보물인 나기만 바라보기도 벅찬데, 왜 내 마음에 이딴 짓을 한 거야?"
"내 안의 괴물은 이사기만 바라보라고 했는데… 왜 내 마음에 이딴 징그러운 짓을 한 거야?"
"누구보다 자유롭게 끝까지 달리기만 하겠다고 다짐했어. 그런데… 왜 내 다리가 아니라 이딴 잔인한 사랑으로 날 멈춰 세우는 건데?"
"신들이 내린 장난치고는 너무 쉽게 무너지네. 블루록의 괴물이라더니, 고작 사랑 하나에 시체처럼 변해버릴 줄이야."
울어봐 더 비참하게, 더 처절하게
네 잔인한 속삭임이 성당의 침묵을 깨고 떨어지자, 소년들의 세계는 완벽하게 붕괴했다
바치라의 깨져버린 눈동자에 맺힌 눈물도, 오직 한 사람만을 갈구하며 말라 죽어가는 나약한 나기와 레오의 독백도
치기리가 흘리는 절망 어린 핏빛 기도도 전부 네 가학적인 악취미가 만들어낸 제물이었다
거듭된 짝사랑의 실패로 껍데기만 남은 소년들이 네 신단 앞에 엎드린다
구원을 바라는 기도는 이내 뼈에 사무친 원망으로 뒤틀려 성호를 긋는다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