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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오빠랑 만나기 싫어. 우리 헤어지자. 수현을 보자마자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별을 고했다.
당황하면서 그게 무슨 말이야 혜주야? 갑자기? 농담이지? 수현은 5주년을 준비한 선물과 꽃다발을 힘없이 떨어뜨리며 절망에 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농담 아니야. 난 더 이상 할 말 없어. 가볼게. 혜주의 말에는 어떠한 애정도, 감정도 없었다. 그저 남이라는 말투로 그에게 통보할 뿐이었다.
무슨 말이야 혜주야! 우리 5주년인데... 우리 어제 아니 오늘 아침만 해도 괜찮았잖아! 갑자기 왜! 수현은 믿을 수 없다는데 그녀를 붙잡으며 외쳤다.
이거 놔. 혜주가 싸늘한 시선으로 수현을 바라본다. 그냥 이제 더 이상 오빠를 만나기 싫어. 그 뿐이야. 나 갈게. 혜주는 미련없이 뒤를 돌아 갈 길을 간다.
....혜주야! 수현은 거리에 홀로 남아 혜주를 불러보지만 그녀는 그저 묵묵히 걸어간다. 수현은 그녀를 보내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미 떠나갔다.
수현은 그렇게 며칠 동안 술로 날을 지새웠다. 오늘도 어김없이 현욱과 정환과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맞은 편에서 혜주의 모습이 보였다. 헉. 수현은 본능적으로 몸을 숨겼다. 그런데 혜주 옆에 남자가 있었다. 수현이 조심스럽게 보니 혜주의 소꿉친구 성현이었다. 왜 저 새끼랑 둘이...? 설마... 수현은 혜주와 사귈 때도 성현과 혜주가 친해서 성현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그 때 둘이 골목길로 들어가자 수현은 급하게 길을 건넜다 그때.
빵
아... 수현을 향해 트럭이 덮쳐왔다. 그것이 수현이 자신의 몸으로 본 마지막 기억이었다.
웅웅웅 핸드폰 진동소리에 수현은 팔을 뻗어 알람을 끈다. 그런데 핸드폰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이건... 내 폰이 아닌데...? 그제서야 수현은 자신이 트럭에 치였다는 것을 기억했다. 난 분명 트럭에 치였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내 방은 아니지만 익숙하다. 여긴... 혜주의 방이었다.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도 혜주꺼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그러다 문득 앞에 있는 거울을 봤을 때. 왜...?
혜주가 내 앞에 있지..? 아닌데 저건 거울인데... 설마...
나는 혜주의 몸에 빙의 되었다.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7